본문 바로가기

창문을 열고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한겨울의 찬바람 속에서도 뜨겁게 타오르는 마음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 추운 날 아침부터 긴 기차 여정을 택했고, 누군가는 집회장 주변 카페 화장실을 사용할 때 눈치 보지 말라고, 미리 주변 카페에 선주문을 해놓았습니다. 어떤 이는 딸아이와 함께, 어떤 이는 친구와 함께, 또 어떤 이는 홀로 발걸음을 내딛으며, 우리가 지켜야 할 민주주의의 자리에 섰습니다. 

여러분은 모두 이 시대의 영웅들입니다. 기말고사로 눈이 퉁퉁 부은 대학생도, 초등학생의 손을 잡고 긴 여정을 떠난 부모도, 그리고 내일을 기다리며 국회를 지키는 국회의원들도 모두가 한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 마음은 단순한 분노가 아닙니다. 그것은 나라와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간절함과 사랑입니다. 

누군가는 "미친 권력 앞에 목소리와 돌멩이뿐이다"라고 외쳤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돌멩이와 함성이 성벽을 무너뜨린 순간을 기억합니다. 역사는 여러분의 발걸음을 기억하고, 오늘의 선택을 기억할 것입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단 한 순간도 당연한 것으로 여긴 적이 없습니다. 과거의 수많은 겨울, 거리에서의 촛불과 함성, 그리고 피와 눈물은 우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이었습니다. 이제 그 모든 역사를 이어받아, 지금 여의도에서부터 또 다른 역사를 씁니다. 

민주주의는 하나의 제도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속에 뿌리내린 믿음입니다. 서로를 지켜주는 연대의 힘, 아픔을 함께 나누는 공감의 힘, 그리고 세상을 바꾸겠다는 결단의 힘이 바로 민주주의입니다. 여러분은 그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거리에서, 광장에서, 국회 앞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세상은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세계가 사랑했던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오늘도 그 사랑에 부응하며 새로운 미래를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채우고 있습니다. 

이 겨울의 끝에 봄이 올 것입니다. 그리고 그 봄은 우리가 함께 만든 희망의 꽃으로 피어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사랑받는 나라이고, 그 중심에는 여러분의 헌신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