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봄: 광주, 1980년 5월의 기억
그날, 하늘은 무심하리만치 맑았다. 푸른 오월의 하늘 아래, 땅은 붉은 피로 물들어갔다. 1980년 5월, 광주는 단순한 도시가 아니었다. 그곳은 숨쉬고, 울고, 분노하는 살아있는 생명이었다. 거리마다 분노의 맥박이 뛰었고, 좁은 골목마다 역사의 눈물이 흘렀다. 사람들은 죽지 않기 위해—아니, 차라리 죽더라도 인간의 존엄을 지키며 살기 위해 일어섰다. 누구의 명령도, 신호도 없이 도청 앞 광장에 모여든 시민들. 그들은 군화발에 짓밟힌 민주주의의 마지막 숨결을 자신들의 가슴으로 지키고 있었다. 어머니는 두 팔로 아들의 떨리는 몸을 감쌌고, 형은 동생의 눈을 가려 공포를 보지 않게 했다. 하지만 귀를 막을 수는 없었다. 총성이 하늘을 찢고, 쓰러지는 몸들의 둔탁한 소리가 광장을 울렸다. 피비린내가 오월의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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