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사 짐 푸는 중

참 언론인 손석희에게 재갈을 물리는 박근혜정부

 

2013-12-24

 

사랑하는 친구 강ㅇ야!


미디어 법 반대 운동을 했던 내가 JTBC 종편 방송 뉴스를 옹호하는 날이 올 줄은 정말 몰랐다. 그만큼 언론이 상할 때로 상한 이 현실에서 진실에 대한 목 마름이 컸다는 거겠지....... 

지난 19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손석희 JTBC 뉴스 9>에 대해 중징계를 의결했다고 한다. 정부가 청구한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사안을 보도하면서 방송법상 ‘공정성’과 ‘객관성’ 항목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말이다.

과연 이 처분이 정당한 것일까? 


아니. 난 부당하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 처분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박근혜 정부가 호의적이지 않은 언론에 재갈을 물려서라도 정국을 자신이 의도한 대로 반드시 끌고 가겠다, 는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 생각한다. 이건 ‘부전여전 독재마인드’ 박근혜 정부와. ‘정관유착 딸랑딸랑’  관변단체와의 의기투합이 아닐 수가 없구나.

독재는 언제나 비판을 싫어 하며 못 견뎌 하는 것 같다. 진실이 드러나는 걸 두려워하기 때문이지. 그래서 언론을 장악해 여론을 통제하고 시민의 눈과 귀를 막아 진실이 드러나지 않게 '기획된 흐름'을 만들려고 애를 쓰는 것 같다. 하지만 진실은 주머니에 든 칼과 같은 것이라 언젠간 바지를 뚫고 나오는 것임을 안다면 참 덧없는 짓인데 왜? 저들은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을 항상 외면할까?


강ㅇ야! 

11월 5일에 방송한 문제의 뉴스를 다시 찾아보았다. 하지만 저들이 갖다 붙인 이유가 난 도무지 합당하지 않구나. 만약 내가 틀렸고 저들이 옳은 것이라면 같은 잣대를 적용해<TV조선 뉴스 9시>는 징계를 넘어 아예 방송폐지를 시켜야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저들의 잣대는 항상 고무줄 잣대라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일이지. 그래서 화가 나는구나

자, 한번 살펴보자.
문제가 된 11월 5일 <손석희 JTBC 뉴스 9>와 <TV 조선 뉴스 9시>를 비교해보았다.
먼저 방송편성을 보자.

 

 

<손석희 JTBC 뉴스 9>의 편성은 골고루 여러 사안에 대해 방송을 했음을 알 수가 있다. 통합진보당에 관한 뉴스는 단 3개. 그런 반면에 <TV조선 뉴스 9시>는......

 



All or Nothing’ 이야. ‘전부 아니면 무’. 

그날 대한민국에 ‘911테러‘라도 났었던가? 아님,’삼풍백화점붕괴사건‘이 또 일어났었던가? 내가 알기론, 삼풍백화점 붕괴 때에도 뉴스를 저렇게 ‘All or Nothing’ 으로 편성했던 방송사는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이거 확인해 증거대려고 옛날 방송뉴스를 다 찾아보았지만 못 찾았다. 누가 내가 틀렸다란 증거대면 저 말은 취소.)

그리고 방송 내용을 보자.

 

☞ 링 크  

 

(이 동영상 만드느라 시간이 좀 걸려 이슈 대응에 좀 늦은 것 같다.)
 
어떤 행위가 범죄로 성립되는지, 그 범죄에 대하여 어떤 형벌을 줄 것인지는 법률에 의해서만 정할 수 있다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과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는 법체계를 무시하고 사안에 편향된 두 명의 패널만 나와서 주관적으로 단정하고, 예측하고, 확신하는가 하면, 사안이 다른 타국의 예를 들며 박근혜 정부에게 공안 통치를 부추기는 등 아주 공정치 못하였다. 그리고 중립을 지켜야할 아나운서가 통진당 관계자의 반박기자회견을 비웃질 않나 또 패널은 조롱을 하는 등 뉴스의 품위를 떨어트리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네가 아는지 모르겠지만 국민참여당 당원이었던 나는 민주노동당과 합당하면서 한때는 통합진보당 당원이었다. 하지만 이석기와 그를 따르는 당원들이 추구하는 정치노선이 내게 맞지 않아 탈당했다. 그래서 패널의 종북의 주장에 대해 시시비비를 따지진 않겠다. 나도 그들이 주사파에 심취한 종북주의가 아닌가? 생각했던 적이 있으니까..... 하지만 아무리 종북이라도 우리가 일당독재 북한과는 달리 법치주의를 내세우는 더 나은 문명된 체제라면 위법행위를 한 만큼만 죄를 묻고 벌을 줘야지 녹취록을 조작하고 혐의를 부풀려 바늘도둑을 소도둑으로 만드는 이런 행위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에 정권의 시녀를 자처한 사법부가 멀쩡한 사람을 잡아다 간첩으로 몰아 유죄를 선고하고, 18시간 만에 8명을 부랴부랴 사형시킨 인혁당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대법원은 2007년에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이미 누명 씌워 죽인 사람을 되살리는 신통방통한 재주가 원통하게도 우리에게는 없다. 그러므로 대법원이 내린 무죄 판결은 동시대를 같이했던, 지금 살아있는 우리에게 내린 유죄 선고라고 나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만약 이런 불행한 사건이 또다시 반복 된다? 그럼 이 사회가 과연 문명 사회라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또 우리는 문명인 이라고 자신할 수가 있을까?
 
강ㅇ야!
지난 기사에서 보듯이 국정원이 "전쟁 반대"를 "전쟁 준비" 로 고치는 등 272곳 이상, 조작 의심이 가는 녹취록을 만들었다는 것은 국정원도 내란혐의를 확신하지 못하였다는 반증일 것이다.

“유죄라는 확신을 얻을 수 없다면 그것은 무죄인 것이다. 형사재판의 최대의 사명은, 진실을 규명하는 것, 공평하게 임하는 것보다 더 앞서야 하는 것은 죄 없는 사람을 벌하지 않는 것이다.” 라는 어느 영화의 대사가 생각이 나는구나. 

그리고 부당한 권력에 의해 억울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시민의 파수꾼 역할을 해야 할 <TV조선뉴스9시>가 오히려 박근혜 정부가 주도하는 메카시 광풍에 합세하여 현재 재판 중인 사건에 영향을 주는 '마녀재판 여론몰이'는 아주 부도덕한 일이라고 나는 생각을 한다.

강ㅇ야!
어제 <변호인>영화를 보았다. 무척 재밌더구나. 그러나 이 표현이 조심스럽다. 아니, 생각해보니 맞지가 않는다. 안락한 의자에 누워 팝콘과 콜라를 먹어가며 재미로 즐기기엔, 영화 속에 현실이 너무 야만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영화 속 현실이 가상이 아니라 우리가 무심했거나, 동조하며 같이했던 실재였기에 너무 부끄럽기도 하다. 

사랑하는 친구 강ㅇ야!
어쩌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눈, 귀, 입을 주시고 또 글을 쓰는 손을 주신 것은, 보고, 듣고, 말하고, 쓰는 증인의 쓰임으로 만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영화 속에 군의관은 용기를 내어 증인의 소임을 다 했지만 과연 우리가 하나님 앞에 떳떳이 설 수 있게 될지는 지금의 현실이 바로 시험대가 아닐까? 하는 고민을 하면서 이만 글을 줄인다.

오늘 밤엔 아주 오랜만에 작은 양말을 걸어 놓고 자야겠다. 
그 양말 안에 작을지언정 양심을 떳떳하게 할 내 사이즈의 용기勇氣가 들어있길 희망하면서....... 

메리 크리스마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