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인이 있다.
'엄마'라는 이름을 가진 여인
그 시간이 영원할 줄 알았는데
돌이켜보니 찰나였다
이제 또 그 찰나의 시간 안에서
나는 '엄마'와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엄마는 이미 이별을 시작했다.
나를 낳고
비로소 당신 품에 안았을 때,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행복했다던 엄마
그러나 그 행복이
거짓말처럼 느껴질 만큼
이제 내 이름을 잊어간다
엄마의 눈 속에서
나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긴가…
민가...
엄마는 물끄러미 나를 바라본다
그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진다
마침내 묻는다
“누구슈?”
“장가는 갔고?”
“애는 몇이 슈?”
밉다
날 잊은 우리 엄마
우습다
바보가 된 우리 엄마
슬프다
내가
2020년10월 20일
'別離'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억의 조각을 잇는 시간 (3) | 2024.10.11 |
---|---|
울 할머니를 꽁꽁 언 땅에 묻고 돌아와서.... (0) | 2024.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