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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 2] 기레기의 생태계 – 왜곡과 프레임의 일상화


"기사는 이미 정해져 있다"

기자가 현장에 있어도 진실은 보도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기자는 이미 보도할 기사를 정해놓고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 언론의 민낯이다. 누군가가 진실을 외쳐도,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귀를 막고, 눈을 가리고, 이미 정해진 프레임 안에서만 움직인다.

이 글은 바로 그 '기레기의 생태계'에 대한 기록이다.


보도는 '프레임'이다


언론이 보도를 통해 진실을 전하는 시대는 끝났다. 지금 언론은 프레임을 팔고, 그 프레임에 맞는 사실만 취사선택한다.

대표적인 예가 2025년 조기대선 정국에서 언론이 만들어낸 "정치보복 프레임"이다. 윤석열 정권의 계엄령, 내란행위, 국헌문란 사태로 인해 탄핵과 조기대선까지 이르게 된 상황에서, 언론은 "정치보복은 안 된다"는 말을 반복한다. 심지어 한국일보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활용해 '정치보복을 우려하는 국민 여론이 크다'는 프레임을 반복적으로 형성하며, 이재명 후보에게 은근한 심리적 압박과 정치적 위축을 유도하는 공포 프레임을 만들어내고 있다하며 그 프레임을 확대 재생산했다.

하지만 질문을 바꾸면 답도 바뀐다. "계엄령의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책임자를 법적으로 심판해야 한다고 보십니까?"라고 물으면, 그것은 정치보복이 아닌 사법정의의 실현이다.

언론은 바로 그 질문 자체를 틀어막고, 국민의 생각을 가두는 방식으로 진실을 왜곡한다. 이것이 바로 프레임 장난질이다.


질문하지 않는 기자들 – '무반응 현장' 사건


2025년 5월, 이명수 기자가 이준석과 명태균 간의 단일화 통화 사실을 현장에서 공개적으로 질문했을 때, 수십 명의 기자들은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단 한 명도 후속 질문을 하지 않았고,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같은 시각, 기자들은 이준석의 기자회견 시간이 먼저 보도된 것에 대해서는 물 먹었다고 화를 냈다.

정치권력과의 유착에 대한 질문에는 침묵하고, 단독 경쟁에서 밀렸다는 이유로 분노하는 것. 이것이 지금 기자들의 현실이다.

그들은 이미 자신이 쓸 기사만 머릿속에 정해놓고 있다. 단일화가 성사될지, 누가 유리할지, 단일화 반대는 어떤 메시지로 연출되는지. 프레임 바깥의 진실은, 아무리 큰 것도 그들에겐 '무의미'하다.


자기검열과 사내 위계, 사주의 눈치


기자들이 질문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한 무능 때문이 아니다.

"이거 기사 올리면 윗선에서 까일 텐데..."
"편집국장이 싫어할 거야." "지금 단일화 깨트리는 기사 쓰면 내 입지만 위험해."

이런 생각이, 지금 대한민국 기자들의 기본 반응이다. 기자는 진실을 파고들기보다, 조직의 기류와 정무적 분위기를 탐색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주의 이익에 반하지 않는 선에서만 보도할 수 있다는 암묵적 룰이 있다.

프레임은 기자 개인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언론사 전체가 만든다. 편집회의에서, 광고주와의 관계에서, 정권과의 암묵적 거래에서 프레임은 기획되고, 기자는 그 프레임 안에서만 움직인다.


'기레기'는 시스템이다


우리는 흔히 '기레기'를 특정 기자의 비윤리적인 보도 태도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오산이다. 지금의 '기레기'는 한 명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다.

단독 경쟁, 클릭 장사, 정권 줄서기, 검찰 받아쓰기, 포털의 메인 노출 경쟁, 그리고 시민의 분노를 조롱거리로 활용하는 기획 보도까지.

이 모든 것이 통합된 구조로 돌아가는 거대한 기계, 그것이 한국 언론 생태계다. 거기서 기자는 부속품이고, 진실은 불편한 장애물일 뿐이다.


결론 – 언론개혁은 '프레임 해체'부터 시작해야 한다


언론개혁은 법만 바꿔서 되는 게 아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중요하고,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혁도 절실하지만, 그보다 먼저 바꿔야 할 건 기레기 생태계의 '프레임 구조' 자체다.

우리가 요구해야 할 것은 단순히 '진실을 말하라'는 요구가 아니다. 정해진 프레임을 깨고, 기자가 진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라는 것이다.

진실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다만 지금 기자들이 그 진실을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조국 장관 집에서 나오는 배달원에게 질문하며 신난 기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