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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짐 푸는 중

이승만 國父, 데라우치 國祖?

독재자 이승만의 동상을 끌어 내리고 환하게 웃는 아이들

2014-02-02

요즘 정치가 시끄럽다. 하긴 대한민국 정치역사에 있어서 시끄럽지 않은 날이 언제 있었던가? 생각해보면 뭐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모두가 알다시피 대한민국 정치사는 불신과 반목의 역사였다.

 

그런데 어제 기사를 보니 66년 만에 여야 국회의원이 함께 모여 단체사진을 찍는다고 한다. 모처럼 화기애애한 장면이 연출되는가 보다. 이는 1948년 5월 31일 제헌국회가 출범하며 찍어 남긴 사진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왠지 낯설다. 이런 낯선 장면은 그동안의 대의정치가 상대편을 죽여야 내가 사는 대결정치였었다는 반증일 것이다.

 

정치가 이렇게 된 원인을 내 멋대로 진단해보자면 식민사관에 대항하는 민족사관이 역사에 대한 성찰 없이 멋대로 해석하고 주도하려는 독재자에 의해 매도되어 결국엔 민중으로부터 의심받는 지경에 이를 만큼 빨갱이사관으로 왜곡되었기 때문이다.

 

역사관? 

 

해방 후 지금까지 그딴 거 없었다. 오로지 미국에서 직수입한 매카시광풍만 있었다. 이런 행태는 앞으로 더욱더 집요하고 디테일하게 계속되어질 것만 같다. 식민사관과 독재사관에 찌든 저들의 민낯이 드러나는 순간 저들의 미래와 부귀영화를 더 이상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예로 김무성의원이 주도하고 지금 새누리당이 큰 힘을 보태고 있는 ‘근현대 역사 교실’이 아주 요상하다. 뉴라이트라 자처하며 일본극우와 손발을 맞춘 듯 주거니 받거니 서로의 입장을 옹호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기에 말이다.

 

말 많은 교학사 역사기술 문제만 보아도 저들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은 뻔하다. 태생이 친일부역이었기에 그 부끄러운 과거를 정당화시켜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려는 술책인 것이다. 김무성의원은 작년 9월 그가 발족시킨 ‘근현대 역사교실’ 첫 회의 인사말에서 이렇게 말했다.


“좌파와의 역사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지키기 위해 새벽에 모여 역사 공부를 하는 것은 우리가 발휘해야 할 최소한의 애국심”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가 못난 역사로 비하되고 한국을 부정하는 역사가 학생들에게 가르쳐질 때 국론이 분열되고 나라가 어지러워져 ‘이석기 사건’과 같은 현상으로 나타난다.”
 
“국가의 미래가 어두워져 역사가 퇴보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저들은 ‘좌파와의 역사전쟁’이전에 일본제국주의와 놀아난 ‘친일파와의 역사전쟁’이 먼저였단 것을 외면한다. 광복 후, 제일 먼저 단죄되어야할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권력욕에 눈먼 이승만의 비호아래 견고하게 다져온 기득권을 지금까지 대물림한 저들의 부친과 조부의 친일부역행위를 역사책에서 지우려 한다.

 

저렇게 새벽에 모여 앉아 되도 않는 역사공부보다 저들 선대가 저지른 악행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먼저라는 것을 왜? 애써 모른 척하는가. 민족의 정기를 다시 세우려는 독립애국지사를 빨갱이라 선동하여 사지로 몰아넣고 오히려 민족의 정기를 능멸한 주제에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참으로 뻔뻔하기만 하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역사? 무엇이 자랑스러운가? 권력에 아첨하며 사리사욕 채우기에 급급해왔던 저들의 천박한 숭미의 역사가? 독재에 빌붙어 민주지사를 사갈시 해왔던 저들의 악독한 야만의 역사가? 아님, 불의를 정의로 포장하고 비정상을 정상인 것처럼 태연스럽게 행하여왔던 저들의 파렴치한 역사가? 웃기지 마시라. 당신들의 반역의 역사가 무슨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역사냐고 되레 묻고 싶다.

 

뒤늦게 알음알음 현대사를 공부해보니 이승만 부정선거에 분연히 일어나 독재자 이승만을 끌어내렸던 4.19혁명의 순간과 1987년 6.10민주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했던 순간, 그리고 김대중 국민의 정부와 노무현 참여정부 10여년의 시간이 내게 있어 그나마 자랑스러운 역사였을 뿐, 해방 후 지금까지 우리의 역사는 극단적 좌우이념대결로 인한 동족상잔의 비극, 그리고 독재권력 대 반독재 민주주의와의 대결에서 흩뿌려지는 민중의 피로 점철된 안타까운 고난의 역사였다는 것이다.

 

물론 사회상과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역사관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역사를 윤색하여 현재의 처지를 합리화하여선 안 된다. 그것은 마치 볼록, 오목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본래의 모습이고 정상이라 믿는 어처구니없는 짓이다.

 

이승만을 국부로 추앙하는 짓은 민중을 모독하고 대한민국의 헌법을 부정하는 행위이다. 그리고 박정희를 위대한영도자로 치켜세우는 짓은 문명을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짓이다. 내가 논리적으로 이것을 증명해 보이겠다.

 

 

먼저 이승만.

 

저들이 이승만을 국부로 추앙하는 가장 큰 논리는 이렇다.

이승만은 대한민국독립을 위해 평생을 희생했다

 

반박

 

뭐 그럴 수도 있다. 여기서 프레이저보고서를 참고해 만든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이승만의 두 얼굴>을 반박 증거자료로 내세우지 않겠다. 왜냐하면 저 다큐멘터리가 좌파들의 과도한 민족사관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저들이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독립지사 중에서 가장 많은 과실을 따먹은 사람 누구? ...........이승만.

재산과 삶을 조국의 독립에 바친 대가로 빨갱이로 몰려 갖은 고초를 겪고 대부분의 독립지사자손들이 생활보호대상자로 전락한 반면에 최고 권좌에 까지 올라 1~3대 12년 간 부귀영화를 누린 사람 누구? ........이승만.

 

 

저걸로 퉁 치자그리고 12년의 독재정치로 정적과 수없이 많은 사람을 죽이는 것도 모자라 최악의 부정선거로 민주주의를 희롱한 죄이 죄를 준엄하게 심판하자그렇다면 이승만은 독재자로 역사책에 영원히 기술되어야 마땅하다.

이승만의 단독정부수립이 아니었다면 대한민국은 공산화되었다

 

반박

 

뭐 그럴 수도 있다. 역사에 가정을 논할 때 긍정적인 해석은 희망과 용기를 주니까 바람직한 일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승만의 단독정부수립으로 인해 통일의 한줄기 희망이 사라지고 분단이 영구히 고착되었다. 그리고 남/북한의 골이 깊어져 동족상잔의 비극의 씨앗이 잉태된 것이다. 여기서 이승만의 발언을 한번 살펴보자. 

이제 우리는 무기휴회된 공위가 재개될 기색도 보이지 않으며 통일정부를 고대하나 여의케 되지 않으니 우리는 남방만이라도 임시정부 혹은 위원회 같은 것을 조직하여 38이북에서 소련이 철퇴하도록 세계공론에 호소하여야 될 것이니 여러분도 결심하여야 될 것이다. 그리고 민족 통일기관 설치에 대하여 지금까지 노력하여 왔으나 이번에는 우리 민족의 대표적 통일기관을 귀경한 후 즉시 설치하게 되었으니 각 지방에 있어서도 중앙의 지시에 순응하여 조직적으로 활동하여 주시기 바란다.               

 

1946년 6월 3일 전라도 정읍에서 열린 자신의 환영강연회 발언이다.1945년 8월15일 해방되고 정확히 9개월18일 만에 단독정부수립론을 제기한 것이다. 이건 뭐 번갯불에 콩 볶는 것도 아니고 우리 힘만으로 일제를 몰아내지 못한 원죄 때문에 미/소 이념대결의 속죄양이 되어서, 불행하게도 강대국의 논리로 분할통치를 받는 복잡 미묘한 상황에서 이승만의 저 발언을 과연 민족과 민초를 위하는 충심이었다고 순수하게만 바라볼 수가 있을까? 조금, 아니 너무 성급하게 권력욕의 속내를 들어 낸 것은 아니었을까?

당시 이 발언에 대해 1945년에 작성된 미군정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정은 이승만과 김구를 지지했으나 민심은 최악 그 자체였으며 매우 흉흉했었다.'고 한다. 이렇게 이승만의 이러한 '남한 단독 정부' 주장은 당시에 별 호응을 얻지못했고 심지어 '늙은 파시스트'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미군정의 리치 군정장관 등도 "그건 그 사람 생각이고, 난 단독정부 반대다."라는 (의례적일지는 몰라도) 성명을 발표했다.  출처- 나무위키

 

이에 앞서 4월 7일 미국 발신의 국내 한 신문의 보도 내용이다.

미 점령 당국은 남조선 만에 한하여 조선정부 수립에 착수하였다 한다. 조선의 미 군정당국은 남조선 정부수립 계획에 있어서 미국인은 고문 격으로 참여하여 전면적으로 지도하고 조선 문제는 조선인에게 일임되리라 한다. 또 일부 정보에 의하면 민주의원 의장을 사임한 이승만 박사는 재차 출마하여 남조선정부의 주석이 되리라 하는데 미 측이 남조선정부 수립 안을 제의한 중요한 원인은 다음과 같다.
 
① 소련 측이 정치적 이유로 미ㆍ소공동위원회를 천연시키려고 하는 것.
② 미군의 복원계획으로 조선미군정 당국의 미군 장교 급이 축차 귀국하여 그 수가 희소하여 지는 것.

출처/김삼웅의 인물열전 블로그

 

물론, 미국은 이것을 부인했다. 

아닐 수도 있다. 

우리의 언론은 항상 오보고 왜곡이고 선정적이니까.

 

하지만 역사의 가정을 논할 때 권력에 집착한 나머지 이승만이 미국 정책을 오판하여 속내를 드러내고 그로인해 관성의 법칙에 빠져 결국엔 통일정부수립에 회의적으로 임하며 김구의 단독정부 절대불가론이 자신의 목표에 걸림돌이 되어 결국 김구를 제거해야만 했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해석 또한 반성과 지혜를 주는 바람직한 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전쟁 사상자

 

결과론적이지만 저렇게 되었으므로 이승만은 동족상잔의 비극을 막지 못한 최악의 지도자로 역사책에 영원히 기술되어야 마땅하다.

 

이승만의 외교력 덕분에 미국의 즉각 개입이 이루어져 남한을 위기에서 구했다

 

반박

 

뭐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결과, 그 날 이후로 지금까지 우리조국 대한민국은 전시에 작전권이 없는 반쪽짜리 주권국가로 전락해 오늘날까지 체면을 구기고 있다. 반면에 패전국 일본은 평시, 전시 작전권을 모두 가지고 있다 하니 배가 살살 아파온다.

 

그런데 뭐? 국부?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이야기다. 오히려 내 배를 아프게 한 이승만은 통일정부 수립에 실패한 지도자로 역사책에 영원히 기술되어야 마땅하다. 땅. 땅. 땅.

 

 

교학사가 저렇게 일본 극우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다가는 조선 초대총독이었던 데라우치 마사타케가 국조國祖로 추앙되는 날이 올까 봐 심히 두렵다.  그리고 이승만의 은덕에 감읍하고 추앙하는 무리들은 똑똑히 알아야 한다. 좌파와의 역사전쟁’이전에 일본제국주의와 그에 부역한 친일파와의 역사전쟁이 먼저이고 그것이 더 무거운 역사적 책무임을.......

 

덧붙여서/ 글이 길어져 다음 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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