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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짐 푸는 중

천사가 된 세 모녀

 

2014-02-28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26227.html#cb

마지막 월세만 남긴 채…벼랑끝 세 모녀의 비극

하얀 봉투엔 5만원짜리 14장이 들어 있었다. “주인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조차 그들은 ‘미안하다’고 봉투에 적었다. 6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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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월세 70만 원을 남기고 스스로 이 세상을 떠난 세 모녀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채 삼키지 못한 먹먹한 활자가 돌이 되어 목젖을 짓누른다. 아프다. 슬픔 아닌 분노가 치민다. 그래도 여유가 있어 살아남은 자...... 세 모녀의 자상한 마지막 정리정돈을 대하면서 기껏 슬픔이라니........ 그것은 감정의 사치일 뿐이다.
 
어제도 TV에선 비루해진 복지공약에 대해 고매한 정치인의 구차한 변명이 한없이 늘어졌다. 아니다. 생각해보니 그건 변명이 아니라 협박이었다. 국가가 부도나면 책임질 것이냐고 국민을 향해 으름장을 놓았다. 세 모녀는 저런 비정한 승자의 으름장에 낙담하고 희망의 끈을 놓았을지도 모르겠다. 
 
국가는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 것일까? 정치는 또 무엇 때문에 서로 으르렁 크르렁 지지고 볶고 난장을 벌리는 것일까? 본디 인간은 선한 것일까? 악한 것일까? 과연 오늘의 역사는 진보한 것이고 이 문명은 지금 옳게 발전해가는 것일까? 자본주의가 민주주의를 품은 것인가? 민주주의가 자본주의를 품은 것인가?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이 자본주의사회는 도대체 우리에게서 무엇을 빼앗아 가려고 이렇게 우리를 홀리는 것일까? 또 이렇게 무한경쟁태로 진화해가는 인간이란 종은 과연 이 자연 안에서 자연스러운 존재일까? 
 
모르겠다. 오늘날까지 빛을 발해온 수많은 성인의 지혜는 그저 신기루였던 것일지도.........
그 신기루를 깨닫는 순간의 타는 목마름은 이제는 갈증이 아닌 공포일진데 지금 삿된 풍요로 마비된 체 그저 살아가는 우리들.......하지만 이제 돌이켜봐야 한다. 우리가 가진 것은 무엇이고 잊은 것은 무언인지....... 우리가 그토록 신봉하는 자본주의적 대차대조표를....... 
 
왜? 우리는 하루 10시간 넘게 노동을 해도 충분한 여가와 휴식을 못 가져 병이 드는지....... 왜? 인간을 선한 쪽으로 이끄는 종교가 이렇게 왕성한 문명 세계에서 단지 돈이 없어 치료도 못 받고 고통 속에 죽어가야만 하는지.........그리고 기술발전은 무엇이고 잉여농산물은 무엇이고 기아사망은 도대체 무엇인지를 말이다.
 

 
 
 

세 모녀는 마지막 달 집세까지 완납했다. 그러므로 세 모녀를 무시해왔던 이 자본주의에 빚이 없다는 것이다. 비정함을 품어 사르고 다정함을 이 세상에 건네주었다는 것이다. 자상한 배려란 바로 저런 것이다. 천사의 마음.......세 모녀는 이미 천사였다. 그런 천사를 알아차리지 못한 우리들........천사를 쫓아낸 사회구조.......정치행태.......

 
 

 
 
부디! 양심이 있는 자! 분노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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