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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을 열고

남태령의 한복판에서 울려 퍼지는 민심의 목소리


남태령.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선에서 국민과 경찰이 정면으로 대치 중이다. 허가받은 전봉준 농민 트랙터 시위가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막혔고, 시민들은 강추위 속에서도 농민들과 연대하기 위해 밤새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트랙터 행렬을 차벽으로 가로막고, 일부 농민들을 강제로 끌어내리며 폭력을 행사했다.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은 경찰의 차벽 해제를 요구하며 평화 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경찰은 길을 열어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봉준 농민회는 헌법에 보장된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근거로 허가받은 시위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트랙터와 화물차가 교통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제한통고를 내렸다. 헌법과 집시법에 따르면, 교통 소통이 필요한 경우에만 제한 조건을 부여할 수 있다.

이번 경찰의 대응은 명백히 법적 근거를 넘어선 위헌적 조치다. 변호사들은 경찰의 차벽 설치가 헌법재판소에서 이미 위헌 판결을 받은 사안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 중대한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한 변호사는 경찰의 이번 조치가 집회 참가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언급했다. "집회는 기본적으로 헌법이 보장한 권리이며, 교통체증보다 집회의 자유가 우선한다. 경찰의 제한통고는 재량권을 넘어 위헌적이다. 최악의 경우, 집회 참가자들은 벌금을 물겠지만, 경찰은 공권력 남용으로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태령에서 밤새 이어진 연대의 모습은 5.18 광주를 연상케 한다.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버티며 핫팩과 담요를 나누고, 빵과 음료를 돌리는 모습은 그 시절 광주의 시민군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처럼 지금의 시민들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연대하고 있다. 사람들은 거리낌 없이 자신의 것을 나누며 함께 싸우고 있다.

한 시민은 방한용품을 퀵서비스로 보내며 작은 연대를 실천했다. 180만 원을 들여 어묵 500인분을 준비한 시민도 있었다. 자발적으로 물품을 나르고 나누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어떤 이는 용산에서, 어떤 이는 지방에서 달려와 물품을 지원했고, 현장에 나올 수 없는 사람들은 핫팩, 음식, 담요 등을 보내며 농민과 시위대의 곁을 지켰다.

2030 세대의 젊은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추위를 뚫고 농민들과 함께 싸우고 있다. 영하 7도의 혹한 속에서도 농민들을 지키기 위해 노래를 부르며 한밤을 견디는 이들은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들이다. 경찰은 그들을 포위하고 이동을 막았지만, 이들은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외치며 굴하지 않았다.

지금의 기성세대는 이 광경을 보며 부끄러움을 느낀다. 농민과 청년들이 추위에 떨며 싸우고 있는 동안, 기성세대는 그들의 노력을 방관한 것은 아닌지 자문하게 된다. “우리가 이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함께, 이들이 보여주는 용기에 감사함과 미안함이 공존한다.

경찰의 대응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트랙터 17대가 도로를 지나가는 것이 그렇게 큰 문제였을까? 허가받은 집회를 막아 큰 충돌을 유발하고, 시민들을 추위 속에 방치한 경찰의 판단은 오히려 국민적 반발을 샀다. 이는 단순한 교통 통제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자의 의도를 대변하는 공권력의 남용으로 보인다.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은 이렇게 말했다. "이 모든 것이 내란이다." 국민을 겨냥한 경찰의 무자비한 진압, 헌법을 무시한 제한통고, 농민들을 고립시킨 채 자행된 폭력은 국민을 적으로 간주한 내란 행위와 다를 바 없다. 공권력이 국민을 지키기는커녕 권력자의 방패막이가 되고 있는 지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마무리하며
남태령의 밤은 추웠지만, 그곳에 모인 국민들의 연대는 뜨거웠다. 우리가 목격한 것은 단순한 시위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또 하나의 싸움이다. 내란을 방조하는 자들을 단죄하고,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워야 할 때다. 윤석열 정권이 더 이상 국민 위에 군림하지 못하도록, 모두가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