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수: 너 한국전쟁에 대해 제대로 배운 적 있냐? 내가 아는 건 그냥 남북이 싸운 거 정도인데, 뭔가 더 있나?
나: 강수야, 그거야 교과서에 나온 게 다가 아니지. 한국전쟁은 단순히 남북이 싸운 게 아니라, 내전이자 국제전이었어. 미국, 소련, 중국 다 얽힌 전쟁이었고, 그게 지금 우리나라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거든.
강수: 그럼 그때 전쟁이 뭐를 바꿨다는 거야? 그냥 싸우고 끝난 거 아냐?
나: 아니,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지. 전쟁 전엔 양반이니 상놈이니 하면서 계급사회였잖아. 근데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완전 평등화가 됐어. 양반도 다 망하고, 지주들도 농지개혁으로 힘을 잃었거든. 그러면서 "노력하면 된다"는 분위기가 퍼졌지.
강수: 와, 그런 건 또 처음 듣네. 근데 그게 지금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친 거야?
나: 교육열이 폭발적으로 높아진 게 대표적이지. 전쟁 끝나고 나서 "배워야 산다"는 분위기가 팍 퍼졌거든. 한 학급에 100명 넘게 앉아있고, 하루에 3교대 수업까지 했대. 그렇게 배운 사람들이 나중에 경제 발전의 주역이 된 거야.
강수: 그럼 그 전쟁이 지금의 경제 발전에도 영향을 준 거야?
나: 맞아. 전쟁으로 대량의 한글 세대가 탄생했는데, 이 사람들이 공장에서든 어디서든 근면하게 일할 준비가 돼 있었지. 1960~80년대 산업화를 이끈 주역들이라고 보면 돼. 그리고 한일협정 자금, 베트남 특수 같은 외부 자본까지 들어오면서 경제가 막 굴러가기 시작했지.
강수: 근데 전쟁 중엔 다 힘들었을 거 아냐. 그때는 어땠대?
나: 그야 진짜 개판이었지. 먹을 것도 없고, 군대는 가기 싫어서 손가락 자르는 사람도 많았대. 특히 시골 사람들은 군대에 강제로 끌려가고, 그걸 계기로 도시로 나오는 경우도 많았고. 그렇게 산업화 없는 도시화가 진행된 거지. 판자촌, 달동네가 막 생기고.
강수: 야, 근데 이승만 정권은 뭐 했대? 그때 정부가 강했어?
나: 강했지. 전쟁을 겪으면서 지주 계급이 힘을 잃고, 경제가 국가 권력에 예속된 형태가 됐거든. 귀속 재산이나 미국 원조 물자를 배정받으려면 정치 권력에 붙어야 했어. 이승만 정부는 부패하고 무능했지만, 권력은 엄청 셌지.
강수: 그럼 권력이 강했던 게 학살 같은 거랑도 관련 있대?
나: 맞아. 이승만 정권은 전쟁 초기부터 반공을 명분으로 전국에서 학살을 저질렀거든. 좌익으로 몰린 사람들은 재판도 없이 죽임을 당했어. 특히 부역자라고 의심받은 사람들은 수없이 희생됐지. 이 공포가 이승만 정권의 힘을 강화하고 극우 반공 체제를 뿌리내리게 한 거야.
강수: 와, 부역자라는 게 뭔데 그렇게 몰아세운 거야?
나: 공산군에 협조했다고 의심받는 사람들이었지. 근데 웃긴 건, 진짜 협조한 사람보다 억울하게 몰린 사람들이 훨씬 많았어. 누군가 "저 사람 빨갱이다"라고 찌르면 그걸로 끝이야. 잡혀가거나 죽임을 당하고, 가족들까지 연좌제로 고통받았어.
강수: 진짜 끔찍하다. 그렇게 죽은 사람이 많았겠네?
나: 그럼. 전쟁 중엔 어느 지역에서나 학살이 있었어. 정확한 숫자는 모를 정도로 많아. 정부 비판은커녕 이승만 정권에 찍히면 끝장이라는 공포가 깔려 있었지.
강수: 그럼 이승만 정권이 일부러 공포를 조성하려고 학살을 한 거네?
나: 의도적이었을 가능성이 커. 전쟁 전에 이미 국가보안법으로 좌익수들을 감옥에 꽉 채웠거든. 1949년에만 11만 명이 잡혔대. 전쟁 중엔 학살이 더 심해졌고, 이 공포를 기반으로 극우 반공 체제를 완성한 거지.
강수: 그러면 전쟁 끝나고도 그 체제가 계속 유지됐겠네?
나: 당연하지. 이승만 정권이 무너진 뒤에도 반공은 독재 정권들이 권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수단이었어. 박정희 정권도 반공을 앞세워 유신 독재를 강화했고, 분단 상황을 이용해 독재를 정당화했지.
강수: 야, 근데 북한도 전쟁 트라우마가 남아 있겠네?
나: 맞아. 북한도 전쟁 중에 미국의 폭격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어. 도시들이 완전히 잿더미가 됐고, 전쟁에 대한 공포가 뼛속 깊이 새겨졌지. 그래서 전면전은 절대 못 할 거라고 봐.
강수: 너 얘기 들으니까 전쟁이 단순히 과거의 일이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를 만든 데 엄청 큰 영향을 끼친 것 같다.
나: 맞아. 한국전쟁은 단순한 싸움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 심지어 사람들의 사고방식까지 바꿔놓은 사건이야. 그러니까 절대 잊어선 안 돼. 그리고 다시는 그런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참고: 서중석의 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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