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1대 총선은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에서 커다란 분기점이었다.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무려 180석을 차지하며 압승했지만,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참패를 면치 못했다. 이 충격적 결과에 보수 진영 내부에서는 패배 원인을 분석하기보다 음모론이라는 쉬운 길을 택했다.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민경욱의 '부정선거' 주장이다. 그는 낙선 직후부터 부정선거를 외치며 보수 진영 내 음모론의 불씨를 지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같은 당 동료들조차 외면할 만큼 허무맹랑했다. 같은 편인 이준 석과의 토론에서 참담한 패배를 당한 '부정선거'주장은 사실상 무너졌지만, 보수 유튜버들이 이를 놓칠 리 없었다. '부정선거 음모론'은 콘텐츠로 재가공되어 대중의 의혹을 키우는 데 성공했다.
황교안은 이 흐름을 이어받아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줄곧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자신을 차별화하려 했다. 그러나 그는 2차 경선에서 탈락하자 또다시 '부정선거'를 외치며 경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민경욱과 황교안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고발당하는 신세가 됐다. 하지만 그들의 음모론은 끝이 없었다. 황교안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도, 심지어 대선에서도 부정선거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이 흐름 속에서 윤석열의 등장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윤석열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했지만, 그는 최근 드러난 명태균녹취에 의하면 경선 과정에서 선거 조작이 얼마나 쉬운지 직접 경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그런지 윤석열 캠프에는 '부정선거 감시단'이라는 조직이 있었고, 이들은 극우 유튜버들이 퍼뜨린 음모론과 흡사한 '부정선거 관리 대책'을 진지하게 논의했다.
결국, 윤석열은 대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다. 그러나 그조차 민주당 측의 부정선거를 의심하며 끝없는 불신을 드러냈다.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에도 그의 주변에서는 음모론이 끊이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명태균의 충격적인 녹취가 공개되면서 윤석열 정부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윤석열 정부의 마지막 카드—계엄령
윤석열 정부는 명백히 위기에 빠져 있었다. 김건희 특검이 발의되고, 명태균 녹취록에서 국민의힘 내부 경선 조작 정황이 밝혀지면서 윤석열의 정치적 입지는 급격히 무너졌다. 결국 그는 꾸준히 준비해 온 계엄령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꺼내 들었다.
무장 계엄군은 국회는 물론이고 어뚱하게도 선관위, 그리고 여론 조사 '꽃'의 상징인 김어준의 벙커로 진입했다. 이 또한 극우유투버들의 주장인 부정선거를 진심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적 저항은 들불처럼 일어났고, 윤석열 정부는 탄핵이라는 최후를 맞았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윤석열은 체포되는 날 관저에 찾아온 국민의힘 정치인들에게 기성언론을 보지 말고 유튜브를 보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이것만 보아도 윤석열은 극우유튜브 알고리즘에 빠져 허우적거렸음을 알 수 있다. 그 결과 그는 극우 유튜버들의 코인팔이에 휘둘려 몰락한 멍청한 인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그가 선택한 음모와 불신의 정치는 자신을 대통령 자리에 올려놓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결국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기반을 흔들고 자신을 몰락으로 이끄는 독이 되고 말았다.
윤석열의 실패는 단순히 개인의 몰락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음모론과 거짓 뉴스로 클릭 수와 슈퍼챗으로 수억을 벌어가는 극우 유튜버들을 방치한 결과, 대한민국은 혼란에 빠졌고 민주주의가 위협받았다. 이제는 이런 거짓 정보와 음모론을 막기 위한 법적 제재가 필요하다.
극우 유튜버들의 허황된 콘텐츠가 더 이상 국민을 선동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규제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그들의 거짓이 더 이상 대한민국의 미래를 망치게 내버려 둬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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