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관련 사건이 다시 뉴스에 떠올랐다. 피의자로 분류된 임 사단장의 압수수색 소식이 터져 나오자, 온 나라가 다시 한 번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총력을 기울여 무마하려 했던 사건이 검찰에 의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국정이 이리도 혼란스러울 수 있나?
이 정권이 피의자로 적시된 사람들을 감싸는 데는 도가 텄다. 작년 8월, 박정훈 대령이 임 사단장을 피의자로 명시하며 사건을 이첩했을 때, 경북경찰청은 그걸 받아들이려 했지만, 국방부가 “회수”해 갔다. 아니, 경찰이 수사한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 회수하면 되는 건가? 대통령이 나서서 “이 수사결과는 책 한 권 분량으로 아주 훌륭하다”고 했으니, 그걸로 끝인가 싶었다. 하지만 그 뒤엔 유족들의 절규가 있었다. 그 소리엔 귀를 기울였나?
그렇지 않다. 대통령과 정부는 오로지 '강자의 품격'을 보여주기에 급급했다. '군대가 건드리면 안 된다, 그들이 군복을 입었으니 무슨 말을 못하게 하냐?' 이게 과연 이 정권의 논리다. 유족들의 고통은 그저 소음이었을 뿐이다. 법적 절차에 의해 명명된 피의자를 감싸는 데 온 힘을 쏟는 모습은, 윤석열 정부가 "정의란 무엇인가" 를 묻는 질문에 “정권 유지” 라는 답을 내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또 등장하는 ‘충암고 라인’. 그들이 국정감사장에서 보여준 오만함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국회의원들을 향해 마치 “너희는 내 손 안에 있다”고 말하는 듯한 태도였다. 이게 정권의 민낯이다. 무슨 배짱으로 국회의원을 앞에 두고 욕설을 내뱉고, 끝엔 비꼬듯 “감사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가?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 정권에서 군의 힘이 너무 커진 게 아닐까. 마치 전두환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계엄 얘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방첩사령관이 합동수사본부장을 맡는 자리에 있는 상황이라니. “이거 혹시 우리 현대사의 또 다른 막장극이 시작되는 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군이 다시 정치에 개입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시대가 오지 않길 바라지만, 이런 모습을 보면 그것도 장담할 수 없다.
윤석열 정부는 점점 국민을 향한 귀를 닫고, 권력에 대한 충성을 요구하는 듯 보인다. 군이 오만함을 보일 때마다 정권은 왜 침묵하는가?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에 똥칠을 하고 있는 것도 모르는가? 그저 권력을 위한 권력 유지에만 급급해 민심을 잃어가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국민을 위한 정부인가, 아니면 권력자의 안위를 위한 정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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