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야당의 의혹 제기를 보고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쟁점은 단 하나. 팔순이 넘은 노모가 후보자 명의의 아파트에 무상으로 살고 있다는 것. 국민의힘은 이걸 ‘편법 증여’라고 주장했다. 법대로라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무려 1,400만 원이란다.
그런데 말이다.
이게 진짜 문제인가?
이게 정치가 다뤄야 할 이슈인가?
후보자의 어머니는 80세가 넘은 고령이고, 별다른 수입도 없다. 자식이 부모에게 거처를 마련해 드리는 건 인간된 도리요, 가족의 의무다. 그런데 야당은 이런 걸 ‘증여’로 몰아붙인다. 세금부터 매기잔다. 결국은 자식이 부모에게 월세 받으라는 소리다. 이런 주장을 내놓은 정치인이, 국민의 삶과 고통을 안다고 할 수 있나?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실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을 들고 나왔다. 타인의 부동산을 무상으로 사용하면 그게 증여라는 얘기다. 얼핏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건 현실을 무시한 기계적 해석에 불과하다. 팔순의 노모가 수입도 없이 살아가고 있는데, 그걸 세무조사 대상으로 만들겠다는 건가?
게다가 논리도 성립하지 않는다. ‘편법 증여’라는 건 재산을 자녀에게 넘겨 세금을 회피하려는 수법이다. 그런데 지금은 반대다. 자식이 부모에게 거처를 제공한 상황이다. 이것마저 증여라면, 대한민국 부모 자식 관계는 죄다 탈세 범죄자가 된다. 정상이 아니다.
더 어이없는 건 이걸 문제 삼은 시점이다. 도대체 얼마나 흠잡을 게 없었으면, 팔순 노모의 거주 문제를 꺼내들었을까. 누가 봐도 억지다. 한 후보자의 정책 능력, 비전, 자질은 말할 게 없고, 결국 “그 엄마 어디 살아?”를 캐물은 거다.
이게 국회가 할 일이냐?
만약 증여로 처리했더라면 어머니가 증여세를 내야 하고, 그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엔 다시 상속세를 내야 한다. 이중과세다. 세금 폭탄을 두 번 맞으라는 얘기다. 이게 말이 되나?
결국 이 논란은 하나를 말해준다.
정치가 상식을 잃고, 법이 현실과 괴리될 때 어떤 참사가 벌어지는지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다.
자식이 노모에게 집을 내어준 게 죄라면, 이 사회는 거꾸로 가고 있는 거다. 우리는 언제부터 효도마저 세금 계산서로 증명해야 하는 나라가 되었나?
이제 그만하자.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정책과 비전을 검증하는 자리다. 노모가 어디 사는지 캐묻는 자리가 아니다. 정치가 제 역할을 못 하니, 저질 공세로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유치한 쇼가 반복된다.
진짜 문제는 팔순 노모가 무상으로 살고 있는 게 아니라,
그걸 문제 삼는 정치인들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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