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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이 무섭다고? 조선일보의 이중잣대를 파헤치다

2026년 1월 30일, 조선일보는 "코스피 5000, 왜 나는 무서운가"라는 칼럼을 실었다. 주가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이는 '위험한 과열'이고 '거품'이며 '곧 폭락할 함정'이라고 경고한다. 과연 이 경고는 진정한 경제 분석일까?

조선일보는 진보 정권 때는 긍정적인 경제 지표도 비관적으로 해석하고, 보수 정권 때는 부정적인 지표도 낙관적으로 포장한다. 그 결과 조선일보의 경제 기사를 맹신하는 투자자들은 절대로 돈을 벌 수 없다는 것이 나의 확신이다. 지난 30년간의 데이터가 이를 증명한다.

1997년 외환위기: 보수 정권의 방패막이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집권당은 김영삼 정부였다. 위기 직전 환율이 폭등하고 외환보유고가 바닥을 드러냈을 때, 조선일보는 정부의 "펀더멘털은 튼튼하다"는 입장을 충실히 전달했다. 위기설은 '유언비어'로 치부되거나 야당의 정치 공세로 폄하되었다.

위기가 터진 후에도 조선일보는 위기의 근본 원인을 '고비용 저효율 구조', '국민의 과소비', '강성 노조' 등 사회 구조적 문제로 돌렸다. 정부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잘못이라는 프레임으로 보수 정권의 정책 실패를 희석시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명박의 '선방론'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조선일보는 "글로벌 금융위기", "미국발 쓰나미"를 강조하며 위기를 외부 요인으로 규정했다. 이명박 정부의 고환율 정책이나 초기 대응 미숙은 '불가항력적 상황' 속의 소소한 실수로 처리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한미 통화스왑 체결 등은 위기를 돌파하는 리더십의 전형으로 묘사되었다.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민생이 어려워졌음에도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선방하고 있다"는 논리가 난무했다. 외부 요인은 절대화하고 정부 대응은 영웅화하는 전략이었다.

2020년 코로나19: OECD 1위 성장률도 '참사'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적 경제 봉쇄를 가져온 명백한 외부 충격이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방어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바이러스보다 '소득주도성장'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전 세계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와중에 한국이 선방했음에도, 조선일보는 자영업자의 붕괴와 고용 감소를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아닌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의 결과로 프레임화했다. "소주성이 불러온 참사, 코로나가 덮쳤다"는 논리는 팬데믹이라는 거대 변수를 종속 변수로 격하시켰다.

이명박 정부 때의 '선방론'은 온데간데없었다. 긍정적 거시 지표는 '통계 착시'나 '반도체 호황 덕분'으로 깎아내리고, 부정적 미시 지표는 '경제 파탄'의 결정적 증거로 제시했다.

국가 채무를 다루는 두 가지 시선

문재인 정부 시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확장 재정으로 국가 채무가 증가하자, 조선일보는 '나랏빚 폭주', '미래 세대 약탈', '베네수엘라행 급행열차' 등의 자극적 언어로 비판했다. GDP 대비 채무 비율이 OECD 평균보다 현저히 낮다는 맥락은 소거하고, "나랏빚 1000조 시대"라며 절대 액수를 부각해 공포감을 조성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국가 채무는 지속 증가했다. 특히 법인세 인하 등 대규모 감세로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180도 전환했다. 채무의 절대 액수 증가는 축소하고 "증가 속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정부 전망치를 주요 기사로 다루며 '건전 재정 기조'가 확립되었다고 칭송했다.

감세로 인한 세수 부족이 적자의 원인임에도 이를 '민간 활력 제고를 위한 투자'로 포장했다. 문재인 정부의 빚은 '낭비'이고 윤석열 정부의 빚은 '투자'라는 이분법이 적용된 것이다.

부동산 보도: '세금 폭탄'의 허상

노무현, 문재인 정부 시기 종합부동산세 강화 정책마다 조선일보는 '세금 폭탄' 프레임을 가동했다. 대상자는 전 국민의 2~3%에 불과한 고자산가들이었지만, "은퇴한 1주택자" 사례를 발굴해 마치 중산층 전체가 세금 폭탄을 맞는 것처럼 보도했다.

조세의 소득 재분배 기능은 무시하고 세금을 정부가 국민을 벌주는 '징벌'로 묘사했다. 반면 윤석열 정부 들어 집값이 변동할 때는 규제 완화에 따른 '시장 기능의 회복'으로 긍정 평가했다. 전세 사기 사건도 문재인 정부의 임대차 3법을 원흉으로 지목하며 '남 탓' 프레임을 유지했다.

소득주도성장 vs 친기업 정책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조선일보는 정책 효과 검증보다 정책 자체를 악으로 규정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 경영난을 가중시킨 측면은 분명 존재했으나, 임대료, 가맹 수수료 등 대기업 관련 구조적 요인은 축소하고 오로지 '인건비'만 부각했다.

반면 윤석열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는 비판적 검증이 실종됐다. 법인세 인하가 투자 확대로 이어지지 않고 사내유보금으로 쌓이는 현상에 대해, 문재인 정부 때는 "투자를 가로막는 불확실성"을 비판했지만 윤석열 정부 때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며 기업을 옹호했다.

데이터로 드러난 편향

미디어 분석 연구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취임 100일간 조선일보 사설의 논조는 우호적 44.6%, 중립적 43.4%, 비판적 12.0%였다. 반면 문재인 정부 초기 조선일보는 80% 이상이 비판적 논조였다. 조선일보가 '감시견'이 아닌 보수 정권의 '경호견' 역할을 한다는 정량적 증거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비관적 경제 보도가 실제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뉴스 텍스트 마이닝 연구 결과, 부정적 단어 빈도가 높은 기사가 쏟아질 때 소비자심리지수와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부정적 영향을 받는 상관관계가 입증되었다. 언론이 경제를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2026년 1월 30일, '코스피 5000이 무섭다'는 기사의 정체

현재는 윤석열이 탄핵당하고 감방에 들어간 지 수개월이 지났고, 진보 정권이 출범한 지 9개월째다. 코스피는 5000을 돌파했다. 진보 정권 하에서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조선일보는 코스피 5000을 "지수와 실물의 괴리", "투기 심리에 의한 거품", "곧 폭락할 함정"으로 규정한다. 만약 이것이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 시절이었다면? "K-경제의 저력", "세계가 인정한 한국 증시",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 개막" 같은 제목으로 1면을 장식했을 것이다.

주가와 실물의 괴리? 보수 정권 때는 "주가가 선행지표로서 미래 경제의 밝은 전망을 보여준다"는 긍정적 프레임을 씌웠을 것이다. 거품 우려? 보수 정권 때는 "시장의 합리적 평가", "적정 가치 회복" 같은 표현을 쓴다.

이것이 바로 조선일보의 이중잣대다. 주가가 오르든 떨어지든 진보 정권 때는 항상 부정적이다.

▪︎진보 정권 하에서

주가 하락 → 경제 파탄, 투자자 신뢰 추락
주가 상승 → 위험한 거품, 함정

▪︎보수 정권 하에서
주가 하락 → 글로벌 불확실성, 선방
주가 상승 → 경제의 저력, K-경제

윤석열 정부 말기 경제가 실제로 어려웠을 때 조선일보는 "선방하고 있다"는 프레임을 유지했다. 그러다 정권이 바뀌고 9개월이 지나 코스피가 5000을 돌파하자 "무섭다", "거품이다"라고 말한다.

조선일보는 주가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다. 정권을 공격하는 것이다. 코스피 5000은 그들의 손에서 '진보 정권이 만든 위험한 거품'이라는 정치적 무기로 변환된다. 지금은 "거품"이라 경고하고, 나중에 주가가 조정받으면 "우리가 경고했던 거품이 터졌다. 진보 정권 때문이다"라는 후속 기사가 나올 것이다.

투자자들에게 공포를 심어 시장 심리를 위축시키고,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역시 우리 말이 맞았다"고 말하는 자기실현적 예언의 전략이다. 주가가 계속 상승하면? "실물과 괴리된 비정상적 상승"이라며 경고를 강화할 것이다. 어떻게 되든 진보 정권은 비난받는다.

결론: 조선일보를 맹신하는 투자자는 돈을 벌 수 없다


조선일보의 경제 보도는 경제의 실체를 반영하지 않는다. 정치적 의도에 따라 같은 현상을 정반대로 해석한다. 1997년 외환위기 전 "펀더멘털은 튼튼하다"고 말하던 조선일보를 믿고 투자했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는가? 2020년 "경제가 망했다"고 말하던 조선일보를 믿고 투자를 주저했던 사람들은 코로나 이후 역사상 최대의 주가 상승장을 놓쳤다.

투자자는 냉정해야 한다. OECD 통계를 보고, 국제 신용평가사의 평가를 보고, 여러 언론의 교차 검증을 거쳐야 한다. 조선일보 하나만 보고 투자 판단을 한다면, 그것은 정치적으로 조작된 주사위를 굴리는 도박이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이 투자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유권자는 정부의 경제 성과를 평가하여 투표한다. 그런데 그 평가의 기준이 되는 정보가 왜곡되어 있다면? 민주주의는 정보에 기반한 합리적 선택을 전제로 한다. 정보가 정치적으로 조작되어 있다면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조선일보의 경제 보도는 언론이 아니라 정치적 팸플릿이다. 경제를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를 정치의 수단으로 삼는다. 그 과정에서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조작하며 민주주의의 건전성을 훼손한다.

우리는 깨어있어야 한다. 헤드라인의 '폭탄', '붕괴', '재앙'이라는 단어에 현혹되지 말고 실제 데이터를 확인해야 한다. 한국의 경제 상황을 OECD 기준과 비교하여 객관적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 동일한 사안에 대해 진보 매체, 경제 전문지, 해외 언론은 어떻게 보도하는지 교차 검증해야 한다.

조선일보의 경제 기사를 읽을 때는 항상 물어야 한다. "만약 다른 정권이었다면 이 기사는 어떻게 썼을까?" 그 질문이 프레임을 걷어내고 진실을 보게 해줄 것이다.
코스피 5000이 무섭다고? 정말 무서운 것은 언론이 경제를 정치의 도구로 삼는 현실이다. 조선일보가 "무섭다"고 말할 때가 오히려 투자자들은 안심해야 할 시점일 수 있다. 지난 30년간 그들은 진보 정권 하의 긍정적 지표를 항상 과소평가하고 부정적으로 해석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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