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국회에서 대통령실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나온 공직자들과 질의하는 국민의 힘 의원들을 봤다.
윤석열 정권을 변호하며 주고 받는 이 영혼없는 질의와 답변들을 바라보니 예전에 쓴 글과 시의성이 맞는 것 같아 찾아 다시 올림.
2013-12-14
사랑하는 나의 친구 강ㅇ야!
날씨가 매섭다. 겨울은 역시 추워야 제맛이라지?
그러나 우리 같은 서민은 난방비가 호랑이니 오히려 찜통 여름이 그리워지는구나.
어때? 하는 일은 잘되고 있지? 예나 지금이나 나와 다르게 한결같은 널 보면 큰 걱정은 없다만, 요즘, 현실이 곳곳에 부조리가 지뢰처럼 깔려 있어 근면하고 성실하게 노력한 만큼의 보답을 기대하긴 어렵고 혹시나 융통성 없는 너의 우직함을 되레 자책하지 않을지 염려는 된다.
강ㅇ야!
이제 우리 나이가 장난이 아니다. 누구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는데 중년이란 보통명사가 내리누르는 압박은 이거 내게 전혀 보통스럽지가 않구나. 돌이켜보니, 나는 시간을 켭켭이 쌓아오며 마주해왔던 사물과 현상들을 구별하고, 생각하고, 살피고,추리하고, 또 헤아리고 판단하는 깊은 사유가 부족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내겐 삶을 관조하는 지혜가 없고 통찰력 또한 없는 것 같아 급 우울해진다.
뇌가 싱싱했을 때, 시간을 깊은 사유로 촘촘히 엮어왔더라면 뒤따르는 아들에게 좀 더 단단한 디딤돌이 되었을 텐데 말이야. 그래서 나는 가진 재산만큼, 올라간 지위만큼 자식을 유리한 출발선에 세우는 무자비한 적자생존 이 정글 사회에서 도무지 의연해질 수가 없구나. (딸딸이 아빠는 알 수가 없는 아주 미묘한 감정이랄까...?! ㅎㅎ)
갑자기 이런 넋두리를 늘어놓는 내가 좀 생뚱맞지? 다른게 아니라, 이제 나이가 나이인 만큼 우리 살아가며 철학으로 내면을 다져 중후한 자태를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생각’좀 하면서 살자는 것이지.
살아가는데 사심도 때론 중요하지만 우리를 둘러싼 사회와 그 사회를 돌아가게 하는 시스템에 관한 문제도 같이 살피고 고민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해. 팔팔한 청춘 땐 마냥 천방지축이었잖아. 하지만 우리와 달리 그 시절 부정한 사회를 바꾸고자 치열하게 고뇌하며 열정을 바친 또 다른 청춘들이 있었지. 그런 청춘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린 표현의 자유를 맘껏 누리고 있는 것이리라.
강ㅇ야!
어쩌면 생각 없이 산다는 건 큰 죄악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데카르트 엉아의 저 명제는 엄청나게 위대한 것이라 말하고 싶어. 만약, 우리가 생각 없이 산다면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니 이는 곧 우리 부모님이 치른 그 날 밤 거사를 그냥 달밤에 체조로 만들어 버리는 아주 불효막심한 짓이 되는 것이야. 그리고 네가 믿는 하나님도 흙으로 단지 당신의 장난감을 빚은 게 아니라 당신의 입김을 우리 코에 불어넣어 생기를 주고 무화과를 따 먹지 말라고 명령한 것은 우리에게 선과 악을 구별할 수 있는 사유의 의지를 주었다는 것이 아닐까?
각설하고.....
한나 아렌트라는 한 아줌마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이 아줌마, 독일계 유대인이고 철학자였는데 아주 유명한 실존주의철학자 하이데거의 연인이기도 했지. 예쁘냐고? 아니 제수씨보단 못해. ㅎㅎ.
그녀는 ‘악의 평범성‘이란 아리송한 말을 했는데 이게 뭔 말인가 하면, 역사 속에 이뤄졌던 많은 악행은 아주 못된 사람이나 반사회성 인격 장애인 또는 광신자들에 의해서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아무 생각 없이 국가에 순응하며 자신의 행동이 보통이라 여기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는구나. 그러니까, 악마는 아주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 안에 평범한 모습으로 숨어 있다는 것이지.
그럼, 나도 모르게 악마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뭐긴....... 생각, 즉 현상에 대한 깊은 사유를 해야 한다는 거야.
사랑하는 친구야!
유대인을 대량 학살한 아우슈비츠 홀로코스트 알지? 바로 그 홀로코스트 실무책임자였던 아돌프 아이히만이 이름을 바꾸고 15년간이나 아르헨티나에 숨어 살았는데, 1960년,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그를 체포해서 아르헨티나 정부 몰래 이스라엘로 비밀리에 압송하는 사건이 벌어졌어. 이는 엄연히 국제법에 어긋나는 납치였기에 아르헨티나 정부는 주권을 침해당했다며 항의를 하는 등 양국이 외교적 갈등을 크게 빚었지.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와 국민은 이에 개의치 않았어. 워낙 많은 유대인이 비참하게 죽었잖아. 이스라엘 입장에서 아돌프 아이히만은 그야말로 세상에 둘도 없는 괴물악마였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찾아내어 반드시 처단해야만 하는 민족의 철천지원수였던 거야. 아니 인류 공공의 적이라 믿었던 거지.
얼마 후, 예루살렘에서 아이히만의 재판이 열렸어. 한나 아렌트는 그 재판에 관심이 무척 많았어. 그녀는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 점령하 프랑스 유대인 억류수용소에 수용됐는데 지인의 도움으로 그 곳을 빠져나와 미국으로 건너갔어. 미국에 정착한 한나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기원』이란 아주 유명한 책을 저술해 명성을 날렸어. 그리고 폼 나게 교수생활을 하던 차에 아이히만의 재판이 열렸던 거야, 그러자 그녀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뉴요커지 특파원을 자청해 이스라엘로 날아갔어. 진리와 인류의 올바른 가치를 좇는 철학자로서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역사의 증인으로서 꼭 참관하고 싶었던 거야.
재판정에선 학살당한 희생자 가족들의 처절한 증언이 이어졌어. 하지만 아이히만은 자신을 이렇게 변호해.
나는 공무원이었습니다.
명령에 따랐을 뿐입니다.
공무원은 충성서약을 합니다.
서약을 어기는 것은 해악입니다.
법정에서 진실만을 말하겠다는 서약과 같이 서약은 서약입니다.
그러자 검사가 아이히만에게 이렇게 물어.
만약 히틀러가 당신의 부친이 반역자이니 사살하라면 하겠습니까?
아이히만의 대답
입증이 되면 서약을 지키겠습니다.
재판관은 아이히만에게 이렇게 물어
임무와 양심 사이에서 갈등한 적은 없습니까?
이어지는 아이히만의 대답.
그렇게 되면 국론이 분열 됩니다.
국가가 분열되고 서로 제각각 흩어집니다.
재판관이 다시 말해
좀 더 용기 있는 공직자였으면 상황은 달라졌을 겁니다.
아닙니까?
아이히만의 반론은 이랬어.
공직자의 용기란 조직된 위계질서입니다.
이에 검사가 이렇게 외쳤어.
재판관님! 이건 숙명이 아니었습니다.
불가피하지 않았습니다.
인간행동의 문제였습니다.
그러자 아이히만이 이렇게 대답하지
물론 그랬습니다.
격변의 전시였고
저항해야 소용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달걀로 바위 치기고
성공할 가망 없이 실패할 거라....... 시대와 연관된 문제였습니다.
그 시대에 어떻게 아이들에게 이념교육을 시키고 엄한 규율로 잘 키우느냐처럼.......
재판을 지켜보던 한나 아렌트는 혼란스러워졌어. 아돌프 아이히만은 자신이 그동안 상상해오던 괴물이 아니었던 거야. 그는 선이든 악이든 의도하지 않았고 유대인을 증오하는 반유대주의자도 아니었으며 유대인수송열차 운행서류에 도장 찍는 관리자였던 거야. 그리고 히틀러폭압체제하에 상부 명령에 순응하는 즉, 충성심만이 그의 개인적 명예였던 평범한(?) 공무원이었던 거야.
재판이 끝나고 한나 아렌트는 미국으로 돌아왔어. 그리고 뉴요커지에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악의 평범성의 대한 보고서』란 아이히만 재판에 관한 보고서를 기고했어. 이것이 그 내용의 일부야.
# 우리는 악을 악마적인 걸로 생각한다. 그 화신이 사탄이다. 그러나 아이히만의 경우 거창한 악마의 흔적이라곤 없다. 그는 단지 생각을 하지 않았다. 순전한 무심함이었다. 이것은 어리석음과 동일시될 수 없는 것으로 아이히만은 이로 말미암아 20세기 최악의 범죄자가 되었다.
# 어느 유대인 거주지든 인정받는 유대인 지도자들이 있었고 이 지도부가 거의 예외 없이 어떤 식으로든, 어떤 명분으로든, 나치와 협력했다. 사실대로 말해 유대인들이 지도자 없이 비조직적이었으면 혼란과 큰 고통은 겪었을 테지만, 450만에서 600만이라는 숫자의 희생자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뉴요커지에 기사가 나가자 이스라엘정부와 국민 그리고 미국 내 유대인이 들고 일어나 신문사로 협박전화와 욕설편지를 보내 등 아주 큰 사단이 벌어졌어. 그리고 한나 아렌트에게도 ‘나치 창녀’라 야유하며 살해 협박도 마다치 않고 학교 강의도 중단시키려 하지. 처참한 홀로코스트 피해자였던 그들의 입장에서 아이히만은 인간이 아닌 괴물이라 생각했어. 아니 반드시 괴물이어야만 했어. 그렇지 않고 어떻게 양심의 가책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수백만의 목숨을 처형한 홀로코스트 책임자일 수가 있단 말이야!
도무지 상상이 안 됐던 거야. 아이히만이 자신들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게.
강ㅇ야! 난 그들의 그런 마음이 이해가 간다.
예전에 <밀양>이란 영화에 대해서 우리가 얘기했던 적 있었지? 이 비유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영화에서 유괴범에 의해 아들을 잃은 전도연은 엄청난 슬픔으로 고통을 받자 이를 치유하려 기독교에 귀의를 하지. 그리고 아픔이 어느 정도 진정이 되자 이는 하나님께 구원을 받은 것이라 여기고 이제 가슴 한편에 남은 응어리진 한을 풀려 구치소로 유괴살인범을 면회 가잖아? 그런데 그 살인범이 “나는 하나님을 만나 구원을 받았습니다.”라며 아주 편안한 미소를 짓자 전도연 뚜껑이 열렸잖아. 바로 전도연이 받은 그 황당함과 이스라엘국민이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에서 받은 분노는 아마 같은 것이라 생각이 든다.
말하자면, 용서에 있어 전도연이 갑이고 살인범은 을인 선과 악의 상태였는데 이제 같이 구원을 받았으니 관계가 갑자기 애매모호 해진 거야. 다시 말해, 살인범은 괴물이었는데 피해자인 전도연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하나님으로부터 죄 사함을 받아 평범성을 회복했다는 거야. 그러니 그를 더 미워하면 이제 전도연이 하나님께 죄를 짓는 괴물이 돼야만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다는 거지.
이스라엘 국민도 마찬가지야. 괴물을 죽이는 명분과 한나 아렌트 말대로 단지 생각 없는 죄. 즉, 무심으로 인한 평범한 죄인을 죽이는 것은 하나님 앞에 그 정당성의 차이가 난다는 것이지.
끊임없이 동포에게 배척을 받는 한나 아렌트는 자신의 학자적 신념을 버리지 않고 학생들에게 이런 강의를 해.
아이히만은 검찰 측 주장에 계속 이의를 제기했다. '자신이 주도한 건 아무것도 없고 선이든 악이든 의도가 없었으면 명령에 복종했을 뿐이다.'이라고.
이 전형적인 나치의 항변으로 거대한 악의 실체가 드러났다. 평범한 사람이 저지른 악. 동기도 없이 행해진 악, 신념도 악의도 악마의 의지도 없었으며 사람이기를 거부한 인간의 행위였다. 그리고 나는 이 현상을 '악의 평범성'이라 이름을 붙였다.
나는 아이히만을 옹호한 적이 없다, 다만 놀랍도록 평범한 한 사람의 망연자실한 행위를 받아들이려 한 것이다. 그리고 이해하려는 것과 용서는 다른 것이다. 이해하는 게 내 책무라고 보았다. 누군가는 책임지고 이 문제를 논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이래 대게 생각이란 이런 것이었다. "나 자신과의 조용한 대화" 바로 그것이었다. 아이히만이 인성을 버리고 완전히 포기한 건 가장 인간적인 특성인 생각하는 능력이었다. 그 결과 더는 도덕적인 판단을 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생각을 못 하면 수많은 보통사람에게도 유례없는 크나큰 악행을 저지를 여지가 생길 것이다.
나는 이 문제를 철학적으로 숙고했다. 생각이란 바람을 표명하는 것은, 지식의 돛이 아니라 옳고 그름, 아름다움과 추함을 말하는 능력이다. 내가 바라는 건, 사람들이 생각하는 힘으로 예기치 않은 일이 닥칠 때 파국을 막는 것이다.
친구야!
자 여기서 무대를 대한민국으로 옮겨보자. 지금 이곳은 ‘국정원 대선개입 댓글 사건’으로 나라가 온통 시끌벅적하지? 우리, 그 책임자 중 한사람으로 기소돼 법의 심판대에 선 전 국정원장 원세훈을 아이히만과 비교해보자.
원세훈도 어쩌면 조직된 위계질서를 중시하며 정권에 충직한 공직자의 용기를 보여 준 것이라 할 수도 있겠지. 그의 주장도 종북세력이 창궐해 여론이 호도되고 안보가 걱정되어 단지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했을 뿐이라고 항변하잖아. 저 위에 아이히만이 법정에서 자신을 변호했던 것처럼 이 시대에 어떻게 아이들에게 이념교육을 시키고 인터넷 댓글로 특정 정당에게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어 내는 것처럼.....
그러나 국내 여론조작 댓글 업무가 과연 공직자의 용기였고 정당한 업무의 하나로 볼 수 있는 것일까?
자 보자고.
[대한민국 국가정보원법]
제9조 (정치 관여 금지)
(1) 원장·차장과 그 밖의 직원은 정당이나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제1항에서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1. 정당이나 정치단체의 결성 또는 가입을 지원하거나 방해하는 행위
2. 그 직위를 이용하여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지지 또는 반대 의견을 유포하거나, 그러한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찬양하거나 비방하는 내용의 의견 또는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
3.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을 위하여 기부금 모집을 지원하거나 방해하는 행위 또는 국가·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 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의 자금을 이용하거나 이용하게 하는 행위
4.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의 선거운동을 하거나 선거 관련 대책회의에 관여하는 행위
5. 소속 직원이나 다른 공무원에 대하여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행위를 하도록 요구하거나 그 행위와 관련한 보상 또는 보복으로서 이익 또는 불이익을 주거나 이를 약속 또는 고지(告知)하는 행위
제18조 (정치 관여죄)
(1) 제9조를 위반하여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과 5 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2) 제1항에 규정된 죄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저것 봐. 용기가 아니라 만용이지? 법을 어긴 범법자지? 한나 아렌트의 말대로라면 아이히만은 단지 상부 명령을 충직하게 따른 것이라니 ‘악의 평범성’에 해당이 될 수가 있겠지. 그래서 철학자 양심에 따라 괴물을 면했다고 치자. 그러나 원세훈은 윗선 상부 지시 없이 독자적인 판단이었다고 지금 주장하잖아. 그러니까 의도적이며 적극적인 악의 실천행위로 그것도 모든 고급정보와 수단을 틀어 쥐고서 민주주의 근간이며 꽃이라 불리는 투표에 영향을 주려했기에 “원세훈은 괴물이다.” 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나치 히틀러독재체제하에서 독일은 수권법이라 불리는 전권위임법이 있었는데 이는 입법부가 행정부에 입법권을 위임하는 아주 어이없는 법이야. 우리나라 유신헌법처럼 말이야. 이 때문에 나치 히틀러는 1935년 유대인 말살을 위한 인종법 '뉘른베르크 법령'을 공표하고 인종 말살정책을 실행에 옮겼어. 그러니까 어이없긴 하지만 아이히만은 당시 독일 현행법을 어긴 범죄자는 아니란 것이지. 그에 반해 원세훈은 엄연히 현행법을 어긴, 그것도 우리 헌법에 엄중하게 명시되어있는 4.19혁명 정신에 반하는 아주 큰 중죄인이란 것이야.
아! 참! 아니다.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해야 하니까 아직 죄인은 아니겠구나.
세훈씨 쏘리! ㅎ
친구야!
국정원을 비롯해 국군 사이버사령부, 안전행정부, 국가보훈처 등.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법으로 선거개입을 원천 금지하는 정부기관이 4~50년 전에나 볼법한 이런 무대뽀 정신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바로 4.19혁명의 의미를 부정하는 역사인식 부재와 한나 아렌트가 말했듯이 깊은 사유를 게을리하고 생각 없음에 옳고 그름, 아름다움과 추함을 말하는 능력부족에 기인한 만용이 아닐까?
우리 말 난 김에 박근혜 대통령도 이야기해 보자.
노무현 대통령이 단지 “대통령이 뭘 잘해서 우리당이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합법적인 모든 것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는 이유로 이는 명백한 선거개입이라 탄핵에 앞장서시고 탄핵투표장에서 찬성표를 던지시며 형광등 51.6개를 켜 논 듯 해맑은 아우라를 뿜으시던 우리 박근혜 대통령과 당시 소속 당 의원이었던 새누리당 의원들은 왜? 도대체 왜?? 국정원과 저 위에 거론한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여론조작 행위에 대해서 분노도 하지 않고 마치 변호인처럼 두둔과 방어만 할까?
넌 아니?
난 몰라.
또, 우리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서민을 긍휼히 여기셨는지 수많은 공약을 내놓으셨지. 65살 이상 모든 사람에게 월 20만 원씩 지급하겠다는 기초연금을 비롯해 4대 중증질환 100% 국가지원, 고교무상교육, 대학 반값등록금, 비정규직 근로자 사회보험 100% 지급, 공공 부분 비정규직 정규직으로 전환, 초등학교 방과 후 돌봄 서비스, 등등 참으로 인애하신 마음으로 서민의 삶을 살펴 고민하시고 정책을 만들어 내었다고 하셨어. 그리고 방방곡곡 유세를 다니시는 곳마다 이 공약을 반드시 100% 지키시겠다고 여러 번 천명하셨지.
그러나 믿기지 않게 지금 저 모든 공약이 파기되었거나 아주 심하게 수정되어 후퇴하였다는군. 어느 한 언론에 의하면 지금까지 박근혜 정부는 90여 개의 공약을 폐기, 후퇴하였다고 해. 그리고 앞으로도 더 늘어날 전망이래. 이는, 평소 지지자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던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과 신뢰에도 모순되는 일이야. 그야말로 얼토당토않은 일이 벌어진 거지.
헐........
여기서 우리는 합리적인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어. 과연 박근혜 대통령은 공약을 만들기 전에 심사숙고했는가? 그리고 반드시 지킬 마음이 있었는가? 너도 생각해 봐. 개인의 사적인 계획도 아니고 국민 (나는 이 국민이라는 말이 참 싫더라. 민주주의에선 인민이라는 말이 제일 잘 어울리는데 오매불망 나라의 안보를 걱정하시는 극우 어르신들이 인민은 빨갱이 언어라고 주홍글씨를 박아 놓으셔서 쓰기가 참 애매모호하다. 그런 거 보면 난 겁이 많아. 그렇지? ^^)의 삶에 많은 영향이 미칠 국가정책을 마치 시장에서 야식거리 장 보듯 쇼핑하지 않았다면 홍보물에 잉크도 채 마르지 않은 정부출범 일 년도 안 돼서 저렇게 용도폐기하면 어쩌자는 거지?
그리고 대선 공약토론을 하면서 공약 실천되기에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문재인 후보의 의문에 “그래서 지금 내가 대통령을 하려는 거예요. 내가 대통령이 되면 반드시 할 거 에요~ 호홍~ ”하며 TV 속에서 활짝 웃으시던 우리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도 눈에 선한데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넌 이게 믿기니?
혹, 이것이 생각 없음. 무심함. 철학 부재. 때문이 아닐까?
친구야?
우리 박근혜 대통령은 국론분열을 아주 싫어하시는 지도자님인 것 같아. 너 혹시 국론 분열을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누군지 아니? 바로 독재자야. 말 많은 국민이 보기 싫어 독재체제를 만들고 국론을 완벽하게 통일하여 자신이 원하는 정책을 일사천리로 밀어 부치는 독재자.
그러고 보니 우리 박근혜 대통령 부전여전 이셔.
그렇지 않니?
지금 내가 이런 불평을 늘어놓는 것도 박근혜 대통령이 보기에는 국론분열을 일으키는 일이겠지?
다수의 횡포에 소수가 악- 비명을 질러도 국론분열.
요즘은 대한민국 방방곡곡
여기서 악- 저기서 악- 여기 저기 악- 악-
아주 스테레오 빵빵하게 울린다.
이게 듣기 싫으신 거야 우리 박근혜 대통령은.
그래서 아버님 유업을 받들고 세게 나가시는 것 같아.
그러나 국론분열을 막는 것만이 국가가 지향하는 최고의 가치가 아닌란 걸 아셨으면 좋겠어. 민주주의에서 국론분열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런 국론분열 속에 정치인은 겸허히 여론에 귀 기울여 교집합을 구한 다음 타협을 만들어내는 것이지 지금처럼 일방통행 폭주가 아니란 것을..... 그리고 민주주의는 불신 위에 세워진 감시탑이란 것도.......
위키백과에는
오늘날 민주주의의 내용은 복잡하고 다의성을 띠지만, 민주주의 국가가 되려면 최소한
1) 국민의 기본권 존중,
2) 권력의 전제 화를 억지할 여러 중요한 정치제도 확립’이 충족되어야 한다.
이 조건 두 개가 충족되지 못한 국가는 어떠한 뜻에서도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 근대 민주주의의 역사는 이 두 가지 조건을 확립하고 발전시킨 것이다.
그러나 다수의견을 따르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견해에 대해서는 반론도 있다. 일찍부터 다수 주장이 무조건 민주주의인가 여부에 대해서는 일찍부터 논란이 되어 왔다. 대한민국 건국 초기의 정치인 허정은 다수의 주장이 곧 민주주의라는 견해에 홀로 반대하기도 했다. 허정에 의하면 '사람의 머릿수, 정당 당원들의 총수가 많다는 것이 정당의 우수성 증명은 아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허정은 소수 의견이라고 해도 합리적이고 올바른 주장이면 수용하는 것이 민주주의라 했다.민주주의 기본은 반드시 모든 인간에게 총기를 나누어 주어야만 이루어질 수 있다. 이로써 인간이 인간을 탄압할 수 없고 자유롭게 말하고 상대방을 항상 염려하는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어 언론의 탄압이나 상대 정당이나 단체의 탄압을 막을 수 있고 보다 배려하는 사회로 나아가서 토론과 화합의 발전으로 나아갈 수 있다.
라고 민주주의를 설명해 놓았더라. 저 말은 서로 총을 가지고 폭력으로 해결하라는 말이 아니라 상대도 총 가지고 있으니 무시하지 말란 말이고 서로 견제하라는 말일 것이야. 민주주의에서 삼권 분립이 기본인 것은 바로 감시와 견제를 통해 권력집중에 의한 독단을 막으려는 것이지.
친구야!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며 부르짖던 ‘국민 대통합’의 구호가 아직도 내 귓가에 쟁쟁한데 갑자기 우리 박근혜 대통령이 무섭게 확 변하셨다. 소통을 단절하시고 상대를 무시하며 헌법에 명시되어있는 집회 결사의 자유를 부정하시고 법을 전공한 전문가들이 철도민영화반대파업이 정당한 파업이었다고 말하는데도 무려 7,800명이나 되는 철도조합원을 보란 듯이 직위 해제하시는 이 과격함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드려야 하는 걸까? 또 유신헌법을 만든 김기춘을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임명하신 것이 혹,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못다 이룬 유신독재체제를 지향하시는 것은 아닐까.....?!
갑자기 등골이 서늘해진다.
친구야!
넌 지금 자유롭니?
난 갑갑해.
넌 지금 만족하니?
난 불만이야.
넌 지금 희망이 있니?
난 절망이야.
넌 지금 평안하니?
난 불안해.
넌 지금 사랑하니?
난 증오해.
넌 지금 건강하니?
난 많이 아파.
양극화가 극에 달해 우울한 이 불평등 사회구조가 갑갑하고
정작 그런 사회 구조에 손해 보는 당사자들이
오히려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정당에 표 몰아주는 이상한 행위에 불만이고
대학생 아들을 바라보며 20대 취업률에 절망하고
정치를 죽이고 조폭 흉내 내는 협박정치에 불안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권을 대물림해서
국가를 수익모델 삼아 사익 챙기기에 혈안이 된 정치인을 증오하고
무엇보다 앞으로 4년을 더 견뎌야 한다는 이 환장할 일에
정말 머리가 빠개지는 것처럼 나는 많이 아프다.
사랑하는 나의 친구 강수야!
대한민국 언론이 많이 상했다. 잘 살펴 골라라.
요즘은 <☞ JTBC 손석희 9시 뉴스> 하고<☞인터넷 뉴스타파>, <☞ 국민 TV 뉴스> 가 괜찮더라.
참고해라.
어느 여자의 한이 서렸는지 냉기가 팔팔한 날씨에 부디 건강 챙기고 우리 열심히 생각하자!
그리고 고민 좀 하자!!
# 이글에 참고하고 인용한 자료: 영화 <한나 아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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