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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을 열고

경선은 쇼, 투표는 장식… 새벽에 터진 민주주의 폭거

정말이지 기가 막혀 말이 안나온다. 이게 과연 21세기 문명국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나라에서, 그것도 한때 집권까지 했던 거대 정당의 작태라고 할 수 있는 일인가. 온 국민이 깊은 잠에 빠져 있을 새벽 3시부터 4시, 그 찰나와 같은 단 한 시간 만에 대선 후보를 마치 창고 속 물건 바꿔치우듯 해버리다니. 이건 단순한 날치기나 꼼수를 넘어선, 명백한 정치 쿠데타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이다. 그동안 수십억 원의 국민 혈세를 들여 진행했던 경선 과정은 대체 무엇이었나? 결국 처음부터 다 짜인 각본대로 움직이기 위한, 국민과 당원들을 철저히 기만하고 우롱한 추악한 대국민 사기극에 불과했던 것이다.

김문수 후보가 아무리 법원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후보자 지위 인정을 위한 가처분 신청을 내고, 불법적인 전국위원회 및 전당대회 개최를 막아달라고 절규해도, 법원은 차갑게 외면했다. 단일화 협상이 결렬되었다는 표면적인 이유를 내세워, 경선을 통해 선출된 후보의 자격을 하루아침에, 그것도 이렇게 비상식적인 방식으로 박탈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처사라고 할 수 있는가. 애초부터 역선택 방지 조항이라는 해괴한 논리를 들이밀며 특정 인물, 즉 한덕수 후보에게 유리한 판을 짜려는 검은 속셈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강력한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그 칠흑 같은 새벽에, 그 어마어마한 양의 후보 등록 서류들은 또 어떻게 그리 신속하고 완벽하게 준비될 수 있었는지, 상식적으로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는 명백히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되고 준비된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였다는 강력한 방증이며, 그 치밀함에 온몸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당헌당규라는 것은 그저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휘두르기 위한 장식품에 불과했단 말인가. 당 내부에서조차 "정당사에 남을 치욕적 장면"이라는 처절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음에도, 당 지도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저 철면피 같은 뻔뻔함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인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이쯤 되면 이재명 후보를 밀어주기로 밀약이라도 한 것이 아닌지 궁금해진다"고 일갈한 것이나, 안철수 의원이 "후보교체 쿠데타 막장극"이라고 규정한 것은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어쩌면 그들의 비판이야말로 이 사태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차라리 이재명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이런 어처구니없는 자해 행위를 벌이는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이 모든 비상식적인 작태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아니면 이 모든 것이 당을 소수의 몇몇이 사유화하려는 추악한 욕망에서 비롯된 것인가.

법도, 원칙도, 절차도, 그리고 국민과 당원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과 예의도 모두 내팽개치고, 오직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타산과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불법과 편법도 서슴지 않겠다는 저 오만불손한 태도에 분노를 넘어 깊은 절망감마저 느낀다. 공표가 금지된 여론조사를 근거로 후보 자격 박탈을 논의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코미디이며, 그 여론조사마저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을 보면, 이 사태는 처음부터 끝까지 공정성과는 담을 쌓은, 추악한 정치 공작의 산물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막장 행태를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하고도, 여전히 이 당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를 보낸다면, 그것은 더 이상 정상적인 판단 능력을 가진 시민의 모습이라고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학급 회장 선거에서 아이들끼리 지지고 볶아 후보를 뽑았는데, 갑자기 담임이 나타나 '얘들아, 얘 말고 내일 전학 올 덕순이를 후보로 할 거야. 선생님 아는 집 애니까 닥치고 시키는 대로 해'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초등학생들도 이런 상황에서는 담임에게 욕을 하고 항의할 것이다."라는 비유처럼, 최소한의 자존심과 이성적 판단마저 내팽개친 노예 근성에 다름 아니다. "갸들에게 법, 규정은 그냥 남들 옥죄기용"이라는 한탄과 "내란당이 규칙, 내규 이딴 거 지키면 내란당이 아니죠ㅋㅋ"라는 자조 섞인 비아냥이 왜 나오겠는가.

김문수 후보 측이 "강제 단일화는 반민주적 행위"라며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저항이다.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침묵하는 것이야말로 비정상이다. 반면, 권영세 씨가 "김문수, 더 큰 지도자 되려면 자기를 버릴 줄 알아야 한다"고 한 말이나, 권성동 씨가 "알량한 후보 자리 지키려는 한심한 모습"이라고 비아냥거린 것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훈계하는 격으로, 그 오만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역겨운 장면이다.

국민의힘은 5월 11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한덕수 후보를 최종 후보로 재선출할 방침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미 모든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이 결정이 과연 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 심히 의문이다. 이는 또 하나의 형식적인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을 것이며, 당의 분열과 갈등의 골만 더욱 깊게 파일 뿐이다. 김문수 후보 측의 법적 분쟁이 본격화되면, 이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것이고, 그 과정에서 당의 이미지는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추락할 것이다.

결국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은 당 지도부에 있다. 그들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고, 당원과 국민을 기만했으며, 정당정치의 근간을 뒤흔들었다. 이쯤 되면 이 당은 자정 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이 당에 그 어떤 기대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당원으로서, 그리고 이 나라의 주권자로서 참을 수 없는 자괴감과 분노를 느낀다. 이런 식의 구태정치가 계속된다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암흑 속으로 퇴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취약한 토대 위에 서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비극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정말이지 한심하고 부끄러운 현실이며, 이 암담한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지 앞이 캄캄할 따름이다.

무엇보다, 거론할 가치도 없는 이 쓰레기 정당이 아직도 정당 지지율이 32%나 나온다는 게 나는 도대체 믿기질 않는다. 이것은 국민 3명중 한 명은 어딘가  잘못됐다는 방증인데 , 이러고도 우리나라가 여태까지 안 망한걸 진짜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