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창문을 열고

강선우 인사청문회 사태

728x90


“쓰레기를 차에 둔 채 내린 게 ‘쓰레기 심부름’이고, A/S 기사 부른 게 ‘갑질’인가?”

2025년 7월 9일, SBS의 보도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순식간에 '갑질 프레임'으로 뒤덮었다. "변기 수리 지시", "쓰레기 처리 강요", "보좌진 대량 교체"라는 단어들이 보도 제목과 SNS를 타고 일파만파 확산됐다. 하지만 14일 청문회 당일, 대부분의 의혹이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되었음이 드러났다.

언론의 왜곡과 조작된 프레임


첫째, 보좌진 교체 논란. 언론은 “5년간 46명 교체”라며 조직을 갈아엎은 ‘갑질 정치인’ 이미지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는 국회사무처 공식 통계조차 무시한 의도적 왜곡이었다. 승진에 따른 면직까지 중복 집계된 수치였고, 실제 교체 인원은 28명, 이는 국회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둘째, 변기 수리 지시 논란. 보좌진에게 수리를 ‘지시’했다는 보도는 사실, 지역사무소에 “변기에서 물이 샌다”고 말하며 조언을 구한 수준이었다. 결국 보좌진은 A/S 기사를 연결해 처리했다. 이것이 ‘직장 내 괴롭힘’인가? 직장 갑질의 3요소(우월적 지위, 부당한 업무지시, 정신적 피해)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셋째, 쓰레기 처리 지시.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차에서 먹던 음식을 다 먹지 못해 차에 둔 채 내렸고, 수행비서가 이를 치웠다”고 해명했다. 수행비서의 차량 관리 업무 범위 안에 들어가는 일이다. 그런데도 언론은 마치 정기적으로 보좌진에게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게 한 것처럼 보도했다. 명백한 과장 보도다.

넷째, 자료 제출 거부 프레임. 강 후보자의 자료 제출률은 87.1%로 역대 여가부 장관 후보자 중 가장 높았다. 김행 28.5%, 김현숙 38.2%와 비교해 압도적이다. 그러나 언론은 “자료 제출 거부”라는 레토릭으로 프레임을 고착화했다.

언론은 과도한 비난을 퍼부었지만, 정작 청문회 당일, 기자 50명 중 7명만 남았다. 대형 이슈가 될 줄 알았는데 실제론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적나라한 언론의 이슈 포장과 소비의 본질이 있을까?

국민의힘의 정치적 공세, 정파적 악용


국민의힘은 청문회를 공직자 검증이 아닌 정치적 폭로의 장으로 이용했다. ‘갑질왕 강선우 OUT’ 피켓을 들고 정회까지 유도하고, 법적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해명을 무시하고 ‘위증’이라 단정했다. 그러나 구체적 증거나 새로운 제보는 하나도 없었다.

그들의 목표는 명확했다.
이 정권이 폐지하려 했던 여가부를 지키려는 정치인, 그리고 그 정치인이 여성과 가족을 위한 실질 정책을 추진하려는 순간, 낙마시켜야 할 대상이 되었을 뿐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질의는 대부분 정책 검증이 아닌 인격적 낙인찍기에 치중했고, 그 결과 발달장애 자녀와 가족까지도 정치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제보자'는 항상 피해자인가?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다.
“보좌진의 제보가 정치적 모략이었다면, 그 보좌진은 여전히 ‘피해자’인가?”

2차 가해라는 개념은, 피해자에게 부당한 불이익이 추가로 가해졌을 때 적용되는 개념이다. 그러나 애초에 제보가 사실이 아니거나, 고의적으로 왜곡된 정치 공작이었다면, 그 제보자 스스로가 가해자일 수 있다. 이 경우, 그에게 쏟아지는 비판은 '2차 가해'가 아니다. 책임의 정당한 귀속일 뿐이다.

이번 청문회에서 나타난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정치적 목적의 제보가 여론을 흔들고, 언론이 이를 확대재생산한 뒤, 진위가 드러나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다. 보좌진도, 보도한 기자도, 국민의힘 의원도 사과하지 않았다.

남은 질문, 그리고 책임


“사실과 다른 의혹을 보도한 언론, 정정 보도는 했는가?”

“국민의힘 의원들은 거짓 제보를 확대해 후보자를 낙마시킨 데 대해 책임졌는가?”

“왜 공직자의 정책 비전보다 사생활 프레임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했는가?”

강선우 사태는 한 개인의 청문회가 아니었다.
이것은 한국 정치가 얼마나 비겁하고, 한국 언론이 얼마나 무책임하며, 청문회 제도가 얼마나 제 기능을 상실했는지를 보여준 사건이다.

다음 번 청문회에서 우리는 더는 속아선 안 된다.
정치적 공작이 청문회를 흔드는 이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청문회는 ‘검증의 장’이 아니라 ‘마녀사냥’의 무대가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