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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부메랑의 진실: 트럼프가 미국 국민에게 쏜 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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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누가 관세를 내는가?

트럼프 행정부가 세계에 관세 폭탄을 투하한 지 몇 달, 그 여파가 고스란히 미국 국민의 생활비로 돌아오고 있다. "관세는 외국이 내는 세금"이라는 정치적 수사에 가려진 경제적 현실을 들여다보면, 관세가 얼마나 잔혹한 부메랑인지 알 수 있다.

최근 AP통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53%가 식료품 가격에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작은 스트레스까지 포함하면 응답자 10명 중 9명이 생활비 부담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1933년 대공황 이후 91년 만에 최고 수준인 18.3%의 평균 관세율이 만들어낸 필연적 결과다.

관세의 실체: 거짓 약속과 진짜 피해

누가 관세를 부담하는가?

세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외국 기업이 낸다"는 믿음이다. 하지만 관세의 실제 작동 방식은 정반대다. 관세는 수입업자가 미국 관세청에 내는 세금이고, 기업은 당연히 이 비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한다.

예를 들어 중국산 철강에 50%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제조업체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자동차나 가전제품 가격에 전가한다. 결국 관세는 미국 소비자가 부담하는 간접세인 셈이다.

수치로 보는 관세의 충격

예일대 예산연구실 분석에 따르면:

이미 현실로 나타난 충격도 상당하다. 7월 제조업 일자리는 11,000개나 줄었고, 노동부는 기존 고용 통계를 25만 8,000개나 하향 조정했다. "굴뚝산업을 되살리겠다"던 공약과는 정반대 결과다.

생활 현장에서 느끼는 관세의 무게

소매업계의 비명

욕 맨해튼의 한국 화장품 매장은 관세 본격 시행 전 미리 사재기하려는 고객들로 북적인다. 버지니아주 쇼핑몰의 한국식 핫도그 가게 사장은 "2-3개월 내에 급격히 오른 도매가격 때문에 직원을 절반 이상 줄였다"고 토로한다.

이미 학용품과 의류 등 수입품 비중이 높은 품목은 가격 상승을 겪고 있다. 정부 눈치를 보던 기업들도 줄줄이 가격 인상을 예고하거나 슬그머니 가격표를 바꿔 달고 있다.

중산층을 겨냥한 세금

세는 사실상 중산층에게 가장 가혹한 세금이다. 고소득층은 수입품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소비 패턴을 보이지만, 중산층과 저소득층은 생필품의 상당 부분을 수입품에 의존한다.

예일대 연구에 따르면 트럼프 관세로 인해 미국 가구당 연간 2,400달러의 추가 부담이 예상된다. 공화당이 제안한 "관세 배당금" 정책은 결국 국민 자신의 돈을 돌려주는 형태에 불과하다.

역사가 증명하는 관세의 실패

1930년의 데자뷰

재 상황은 1930년 스무트-홀리 관세법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다. 당시 미국은 높은 관세로 국내 산업을 보호하려 했지만, 결과는 대공황의 악화였다. 다른 나라들의 보복관세와 국제무역 위축으로 미국 경제는 더 깊은 수렁에 빠졌다.

9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현재의 관세율은 역사의 교훈을 망각한 정책의 산물이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이처럼 생생하게 느껴진 적이 있을까.

공급망 파괴의 악순환

1세기 글로벌 경제에서 관세는 더욱 복잡한 피해를 낳는다. 베트남산 신발에 관세를 부과해도, 그 신발의 원자재 60%가 미국에서 수출된다면 결국 미국 기업도 타격을 받는다.

철강 관세가 좋은 예다. 관세로 미국 철강업체는 잠시 호황을 누렸지만, 철강을 원자재로 쓰는 자동차·건설업체의 비용 상승으로 전체적인 수요가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제조업 전반의 경쟁력이 떨어졌다.

정치적 가스라이팅의 메커니즘

경제적 문맹을 이용한 기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일반 시민들의 경제적 이해 부족을 교묘히 이용했기 때문이다. "관세는 중국이 지불한다"는 단순명쾌한 구호는 복잡한 경제 메커니즘을 "승자 대 패자"의 구도로 축소했다.

미국인의 54%가 고등학교에서 경제 수업을 제대로 이수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정치적 수사는 더욱 위험하다. 관세가 간접세라는 기본 개념조차 모르는 시민들에게 "외국이 우리 돈을 낸다"는 착각을 심어준 것이다.

미디어의 피상적 보도

론도 한몫했다. "관세로 미국 재정수입 증가"같은 헤드라인은 관세의 전가 과정을 생략한다. 관세 수입이 늘어나는 것과 그 비용을 누가 실제로 부담하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임에도, 이런 뉘앙스는 실종됐다.

대안은 무엇인가?

진짜 경쟁력 강화


관세가 아닌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에 투자해야 한다. 기술 인력 양성, 인프라 현대화, 연구개발 투자 확대가 그 대안이다.

197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미국의 철도·도로를 AI와 자동화 기술로 업그레이드하고,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 이런 투자야말로 진정한 "미국 우선" 정책이다.

무역 협상의 재활성화

한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보여준 성공 사례처럼, 양자 간 협의를 통한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무역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윈-윈 게임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결론: 관세 신화의 종료

관세를 "외국이 내는 세금"으로 포장하는 정치적 기만은 이제 끝나야 한다. 미국 국민들이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스트레스받고, 일자리를 잃고, 생활비 부담에 시달리는 현실이 관세 정책의 진짜 얼굴이다.

21세기 글로벌 경제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관세 장벽을 쌓는 것이 아니라 혁신과 생산성 향상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1930년대식 관세 전쟁이 2025년에도 통할 거라 믿는 것은 경제적 착각이자 정치적 무책임이다.

관세 부메랑이 미국 국민을 향해 되돌아오고 있는 지금, 정치적 수사에 휘둘리지 않는 냉철한 경제적 사고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진실은 언제나 숫자 속에 있고, 그 숫자들은 명확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관세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미국 국민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