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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태양광 거짓 프레임 – 데이터가 드러낸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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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종종 허상을 현실인 것처럼 포장하고, 언론이 그 포장지 역할을 자처한다.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태양광 재앙'이라는 프레임이 바로 그런 사례다.

프레임 전쟁의 서막

윤석열과 국민의힘에게 태양광은 문재인 정부를 공격할 수 있는 훌륭한 무기였다. 산지 훼손 몇 건, 보조금 부정수급 몇 건을 전체 정책의 실패인 것처럼 부풀려 "문재인 탈원전 = 국가 에너지 재앙"이라는 등식을 만들어냈다.

보수언론은 여기에 완벽하게 발을 맞췄다. 그들의 보도 패턴은 놀랍도록 일관됐다.

첫째, 선별적 편집의 기술.전국 곳곳 옥상과 건물에 조용히 설치된 도시형 태양광은 카메라에 담지 않았다. 대신 산림을 벌목한 몇몇 사례만 골라 드론으로 촬영해 '민둥산'의 이미지를 반복 송출했다. 시청자들 머릿속에는 "태양광 = 환경파괴"라는 공식이 박혔다.

둘째, 부분을 전체로 만드는 마술. 일부 업체의 부정수급 사건을 '태양광 마피아' '세금 먹는 하마' 같은 선정적 제목으로 포장했다. 그러나 부정 비율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제도 개선 노력 같은 맥락은 철저히 배제됐다.

셋째, 공포 마케팅. "흐린 날엔 어떻게 할 거냐", "태양광 늘리면 블랙아웃"이라는 식의 불안감을 조성했다. ESS(에너지저장장치)나 전력망 보강 같은 보완 기술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넷째, 정치적 음모론 가미.태양광 산업을 진보 진영의 이권 카르텔로 몰아붙였다. 실제 정책 효과는 관심 밖이었다.

이 모든 프레임의 목적은 하나였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을 실패로 낙인찍고, 원전 회귀를 '합리적 선택'으로 포장하는 것.

데이터가 드러낸 진실

그런데 2025년 8월 9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공개된 놀라운 데이터는 이 프레임이 얼마나 허망한지 여실히 보여준다. 올여름 전국 가정과 공장 옥상에 설치된 소형 태양광 설비가 '비계량 발전'을 통해 무려 원전 6기 규모에 달하는 전력을 생산했다는 것이다.

'비계량 발전'이란 태양광 설비가 가정이나 공장에서 자체 소비하고 남은 전력을 외부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생산·소비하는 방식으로,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발전량을 말한다. 이 방식으로만 최대 5.8GW의 전력이 생산됐고, 이는 전체 발전량의 약 4%를 차지했다.

더욱 흥미로운 건 전력 수요 패턴의 변화다. 2015년 오후 3시였던 여름철 전력 피크 타임이 2025년엔 저녁 7시까지 밀려났다. 이는 단순한 시간 변화가 아니다. 옥상 태양광이 뜨거운 한낮의 전력 부담을 덜어주면서 전력 공급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었다는 의미다.

보이지 않는 안전판의 위력

이 데이터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뜨거운 한낮, 에어컨이 총동원되는 바로 그 시간에 옥상과 건물에 설치된 태양광이 원전 6기에 맞먹는 전력을 조용히 공급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공식 집계에도 잡히지 않는 '그림자 발전'을 통해서 말이다.

하지만 여기에 문제가 있다. 비계량 태양광 발전량이 매년 급증하고 있음에도 이를 체계적으로 측정하고 실시간 관리하는 시스템은 아직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모니터링과 제어 시스템 구축이 긴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 성과를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인정하는 순간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이 옳았다는 걸 스스로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태양광 지원 예산 삭감, 인허가 절차 복잡화, 보급 속도 둔화. 국내 태양광 제조업체와 시공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몰렸다. 미래 산업을 스스로 포기한 셈이다.

에너지 정책에서 상식의 승리

에너지 정책은 이념이 아니라 데이터로 평가받아야 한다. 정치적 수사는 허물어질 수 있지만,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MBC가 공개한 최신 자료는 문재인 정부의 분산형 재생에너지 정책이 실패가 아니라 위기 시 전력 공급을 안정시킨 숨은 성공이었음을 보여준다. 원전 6기 규모의 전력을 조용히 생산하며 국가 전력 안보의 보이지 않는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태양광 재앙론'은 결국 정치적 사기극이었다. 그 피해자는 태양광 산업 종사자들, 국민의 전기요금, 그리고 한국의 에너지 미래였다.

지금이라도 상식을 되찾아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에 재생에너지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정치적 프레임이 아니라 과학적 데이터로, 이념이 아니라 현실로 에너지 정책을 평가해야 할 때다.

에너지 전환은 거대한 변화다. 그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지만, 데이터 앞에서 겸손해지는 것은 지성인의 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