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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서 “윤석열이 이기면 법원 습격은 민주화 운동”…극우가 심은 씨앗
“윤석열 대통령이 이겨서 돌아오면 서부지법 난동은 폭동이 아니라 민주화 운동 아니에요?” 지역의 한 남자 고등학교에서 한국사를 가르치는 서부원 교사는 지난달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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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이기면 법원 습격은 민주화 운동"
한겨레 기사에 등장한 한 고등학생의 이 외침은 단순한 철없는 망언이 아니다. 한국 사회가 얼마나 병들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폭력을 ‘민주화 운동’이라 둔갑시키는 왜곡된 현실 인식, 극우 유튜버들의 선동에 환호하며 ‘좌빨’, ‘참교육’ 같은 혐오 표현을 거리낌 없이 내뱉는 청소년들. 이게 현실이다. 더 끔찍한 건, 이 모든 게 언론이 제 역할을 방기하는 동안 벌어진 일이라는 점이다.
언론은 ‘중립’과 ‘객관’을 떠들지만, 현실에서 그들이 하는 짓은 극우의 선동을 증폭시키는 스피커 역할에 불과하다. 범죄는 범죄일 뿐이다. 내란은 어떤 미사여구로도 포장될 수 없는 불법 행위다. 서부지법 난동 사건? 민주주의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자, 법치주의를 짓밟는 폭력 사태였다. 강간에 성공했다고 사랑을 쟁취한 게 아니듯, 내란을 성공한다고 민주화 운동이 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언론은 이 명백한 진실을 외면하고, 사건의 본질을 흐리며 혼란을 조장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문제는 더 심각하다. 일부 극우 사이비 개신교와 보수 셀럽들의 선동이 마치 하나의 ‘정당한 의견’인 것처럼 보도된다. 이건 명백한 언론의 직무유기이자, 내란 방조 행위다. 언론이 해야 할 일은 극단적인 주장을 걸러내고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극우 세력의 목소리를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그들의 논리를 정당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한길 같은 유명 강사의 부정선거론 동조다. 청소년들은 검증되지 않은 음모론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온라인 플랫폼은 혐오와 선동의 온상이 되어 가고 있다. 그동안 언론은 무엇을 했나? 경고했나? 극우 세력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제대로 보도했나? 아니다. 그들은 침묵했다. 혹은 ‘중립’이라는 비겁한 방패 뒤에 숨었다.
지금 대한민국은 내란을 수습하려는 민주당과, 내란을 선동하는 국힘당 및 극우 보수 세력으로 극명하게 나뉘어 있다. 이 대립 속에서 언론은 양비론을 들먹이며 마치 ‘객관적인 척’하고 있다. 하지만 본질은 명확하다. 이는 언론이 민주주의 수호자로서의 역할을 포기한 것이며, 민주주의 붕괴를 방관하는 행위와 다름없다. 이런 행태는 이미 내란에 가담한 공범이거나, 무능한 방관자에 불과하다는 걸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다.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은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이 쓴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지는가"에서 경고한 민주주의 붕괴의 전형적인 징후와 정확히 겹친다. 민주주의는 단번에 무너지는 게 아니다. 언론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과정에서 서서히 붕괴된다. 언론이 극우 세력의 선동을 걸러내지 않고, 균형이라는 미명 하에 혐오와 음모론을 확산시키는 순간, 그들은 더 이상 민주주의의 '파수꾼'이 아니다. 민주주의의 '조용한 살인자'가 될 뿐이다. 이제라도 언론이 이 책의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 단순한 정보 전달자를 넘어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건강한 공론장을 형성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언론 스스로 시민 사회의 활성화, 정치 참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언론은 이제 선택해야 한다. ‘중립’이라는 허울을 벗고, 정의롭고 책임감 있는 언론으로 거듭날 것인가? 아니면 극우 세력의 선동과 혐오를 방관하며 몰락의 공범이 될 것인가? 청소년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고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언론은 교육적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지금처럼 침묵과 방관으로 일관한다면, 청소년들의 극우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미래는 더 암울해질 것이다. 언론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당신들은 민주주의의 파수꾼인가, 아니면 몰락을 지켜보는 방관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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