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파시즘은 서구 파시즘과 다르게 식민지 시대와 외부 세력의 영향으로 인해 '하청 파시즘'의 형태로 기형적으로 발전했다. 일제강점기, 한국은 일본 제국주의 파시즘의 하위 체계로 편입되었고, 민족주의는 억압받았다. 해방 이후에도 냉전 시대와 미국의 영향으로 인해 자주적인 민족주의보다는 외부 세력에 의존하고, 자국 자본의 이익보다는 상전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형태를 띠게 되었다.
한국 엘리트의 문제점
대한민국은 87년 체제를 뒤흔드는 내란 국면에 직면해 있다. 이는 법조 엘리트 출신 윤석열 대통령과 그의 동료들이 만든 일이며, 군 핵심 최상부, 국무회의 참여자들, 국민의힘 국회의원들 역시 이에 동조하거나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모두 높은 학력을 자랑하는 사회 각 분야의 엘리트 출신들이다. 이들의 반민주적, 반헌법적, 반지성주의적인 면모는 한국 사회 지배층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과 분노를 자아낸다. 소위 엘리트, 사회지도층이라 불리는 이들의 철학적 형편없음, 정서적 나약함, 정치적 비겁함은 충격적이다. 한국의 엘리트 집단은 미성숙하고 오만하며 파렴치한 면모를 보인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드문 현상이며, 윤석열 내란 사태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들은 인정할 만한 능력이 없거나, 있더라도 잘못된 방향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잘못을 저질러도 사과하거나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이는 한국 엘리트 집단의 동질성과 폐쇄성에서 기인한다. SKY 출신들이 정부 요직을 독점하고, 특히 서울대 법대, 경제학과 출신들이 경제와 나라를 주무르는 현상은 매우 비정상적이다.
후기 파시즘 사회
한국 사회는 민주주의 사회가 아니라 군사독재에서 후기 파시즘 사회로 넘어왔다. 전기 파시즘은 제도로서의 파시즘을 의미하며, 87년 체제 이전의 상황을 지칭한다. 해방 이후부터 군사 독재까지 40여 년간 한국은 전기 파시즘 사회를 경험했다. 제도 자체가 민주주의를 부정하거나 파괴하는 자들이 지배해왔다. 군사 독재를 했던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는 사라졌지만, 그들이 남긴 태도로서의 파시즘은 청산되지 않았다. 사실상 한국인 대다수가 파시스트적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한국 교육이 이러한 성향을 생산, 재생산, 심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제도는 민주적 체제를 갖췄으나 실제 운영은 파시즘적 마인드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엘리트들이 이러한 경향을 보인다. 하드웨어적으로는 제도적인 민주화가 되었지만, 소프트웨어적으로는 태도로서의 파시즘에 대한 깊은 성찰이 부족했다. 프랑크푸르트 학파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파시즘보다 민주주의 속에서의 파시즘이 훨씬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태도로서의 파시즘은 강자동일시, 약자 혐오, 동조 강박, 폭력성, 공격성, 흑백논리, 비겁성, 기회주의 등의 특성을 보인다. 윤석열의 행태는 전형적인 파시스트의 모습이다.
교육의 문제
한국 엘리트 집단의 형성은 한국 교육의 문제와 직결된다. 한국 교육은 비민주적이고 폐쇄적이며, 파시스트적 성향을 재생산하고 심화시키는 구조이다. 경쟁, 우열, 우월한 자의 열등한 자 지배라는 세 가지 원리가 핵심적으로 작동한다. 12년 동안 한국 교육을 받으면 파시스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프랑크푸르트 학파는 우열 의식, 적자생존, 인종주의 등이 무의식적으로 내면화되어 있다고 보았다. 파시즘적인 OS 프로그램이 무의식 속에 깔려 있어 제거하기 어렵고, 의식적으로 끌어내어 비판하기도 어렵다. 윤석열은 법을 공부했지만 민주주의를 내면화시키지 못했으며, 무의식적 욕망 속에는 우월주의, 인종주의, 강자 동조주의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 대학은 리버럴하지도 않으며, 파시즘에 장악된 엘리트 집단이라 할 수 있다. 자본 독재로 이행한 대학은 정치적 공론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자본독재의 하수인이 되었다. 대학 선생들은 자본을 위한 이데올로그가 되었고, 성숙한 지식인을 길러내는 대학의 기능은 완전히 사라졌다. 한국 교실은 전쟁터이며, 동료를 경쟁자로 인식하는 비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공교육 체제 자체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혁명적 결단 없이는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교육 파시즘은 균일적인 서열 체제에 따라 우열을 가리고 인종주의적 편견을 체화하는 시스템이며, 한국 교실은 교육의 아우슈비츠라 할 수 있다.
파시즘 재등장의 가능성
현재 한국 사회에서 파시즘이 다시 부상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잔재, 심화되는 사회 경제적 불평등, 세대 갈등, 젠더 갈등과 같은 사회 분열 현상은 파시즘적 사고방식이 확산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한다. 특히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나 일부 정치 집회에서 나타나는 혐오 발언과 폭력적인 선동은 이러한 우려를 더한다.
혐중 의식의 뿌리와 확산
혐중 의식은 일제강점기 일본 제국주의의 의도적인 조성을 통해 뿌리내렸고, 해방 이후 냉전 시대의 반공 이데올로기로 인해 더욱 강화되었다. 최근에는 경제적 경쟁 심화, 문화적 차이, 그리고 특정 세력의 정치적 의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혐중 의식이 더욱 확산되는 추세이다.
디지털 공간의 역할
온라인 커뮤니티, 게임, SNS 등 디지털 공간은 파시즘적 사고방식과 혐중 의식이 확산되는 주요 통로로 작용할 수 있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 공간에서는 혐오 발언이나 허위 정보가 여과 없이 유통되기 쉽고, 특정 사상을 주입하는 콘텐츠가 조직적으로 유포될 수 있다. 특히 폐쇄적인 온라인 커뮤니티나 게임 플랫폼은 '에코 챔버' 효과를 유발하여 극단적인 사고방식을 강화할 수 있다.
정치적 위기와 파시즘적 경향성
윤석열 정부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은 한국 사회의 파시즘적 경향성을 심화시킬 수 있다. 권위주의적인 통치 방식, 법치주의 경시, 언론 통제 시도, 그리고 비판 세력에 대한 적대시 등은 파시즘의 특징과 겹쳐 보인다. 정치적 위기 상황 속에서 이러한 경향성이 더욱 심화될 수 있으며, 정부가 더욱 강경한 방식으로 권력을 유지하려 하거나 사회 분열을 조장하여 위기를 모면하려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개혁의 필요성
한국 사회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모든 영역에서 민주주의가 취약하며, 이러한 상황이 윤석열과 같은 인물이 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한국 사회의 극단적인 문제성은 개혁의 불가피성을 보여주는 증거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프로젝트와 같은 대학교육 개선 아이디어를 통해 지역 대학을 육성하고 서열을 철폐하고 등록금을 폐지하고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등 구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엘리트 안에 개혁의 동력이 존재할 가능성은 희박하며, 대중 내지 비엘리트 안에서 성찰의 동력을 찾아야 한다. 교육 개혁에 대한 저항이 크고, 서열 철폐에 대한 반발 또한 거세다. 그러나 이번 내란 사태를 계기로 한국 최고 엘리트의 수준에 대한 각성이 이루어졌으며, 이는 혁명적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사회 대개혁, 문화 대개혁을 통해 엘리트주의 논리를 극복해야 한다.
희망과 상상력
12월 3일 내란 사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시민들이 나서서 극복했다. 상상할 수 없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상할 수 없는 상상력이 필요하며, 기존의 틀대로 가면 한국은 무너진다. 다양한 아이디어, 상상력, 민주주의를 포용할 수 있는 창조성이 필요하며, 윤석열 탄핵을 넘어 사회를 창조적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 각성한 시민들의 힘만이 엘리트 구조를 새로운 구조로 바꾸는 데 가장 중요한 밑바탕이 될 것이다.
참고: 정준희 토요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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