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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을 열고

김민석 청문회가 아니라 주진우 청문회였다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 벌어진 일

일이 우습게 돌아가고 있다.
국무총리 후보자 김민석을 검증한다던 무대는, 뜻밖에도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자폭 퍼포먼스로 흐름이 전개됐다. 누가 봐도 이상한 상황이었다.

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윤석열의 부동시와 함께 “급성 간염으로 군 면제받은 어떤 분도 있다”고 언급했다. 실명은 없었다. 그런데 주진우 의원이 벌떡 일어나 스스로 “그게 나다”라고 자인하고 말았다. 그것도 신상발언이라는 공식 발언을 통해서.

그 누구도 그 발언을 주진우로 특정하지 않았고, 아는 사람도 드물었지만, 주 의원의 격한 반응은 오히려 ‘급성 간염 군면제’가 본인의 이력임을 전국에 방송해주는 결과가 됐다.

그리고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프라이버시 침해를 주장했지만, 병역 면제 사유는 공직자에게 공개되는 정보다. 병무청에 공시되고, 국회의원이라면 당연히 확인 가능한 자료다. 나무위키에도 떠 있다.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는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렀다. 증인도 참고인도 없는 청문회. 그 이유는 따로 있었다. 민주당 측은 국민의힘이 협상 직전 증인 명단을 바꿨고, 의도적으로 시간을 끌어 증인을 채택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김민석에게 유리한 증인, 예컨대 2003년 정치자금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손길승 전 SK 회장이나 당시 수사 검사가 나오는 순간, 프레임이 깨지기 때문이다. 그 둘만 증언대에 세워도 이 청문회는 끝나는 싸움이었다.

핵심은 여기에 있다.
김민석은 재산이 없다. 통장 잔고 0원.
광고 모델료 2억도 결식아동 단체에 기부.
청렴한 삶을 살면서도, 추징금 10억을 몇 년에 걸쳐 교회 헌금, 세비, 출판기념회 경조사비까지 쥐어짜며 갚아왔다.

그 과정에서 배우자는 생활비가 모자라 친정에 도움을 요청했고, 그 돈은 카드값으로 바로바로 빠져나갔다. 통장 이체 내역이 다 남아 있다. 그런데도 검찰은 장롱 속 6억 운운하며 또 다른 프레임을 만들었다.

김민석은 친권도, 양육권도 없는 자녀의 유학비 문제로 공격당했다. 심지어 ‘자녀 통장에 돈이 있다’는 이유로도 몰아붙였다. 그러나 자녀의 통장은 전 부인의 관리 아래 있었고, 송금도 전 부인이 했으며, 김민석은 아예 개입할 권한이 없었다.

그가 청문회장에서 밝힌 사실 중 가장 충격적인 건 집 한 채조차 없었다는 것이다. 전용기 의원이 “집 한 번도 없으셨죠?”라고 묻자, 김민석은 한참을 말없이 있다가 조용히 말했다. “없습니다.”

그 말을 들은 의원들은 충격을 받았다.
그는 누구보다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고, 누구보다 깨끗하게 살아왔고, 누구보다 인간적인 총리 후보였다.
그런데 야당은 그를 조롱했고, 언론은 그를 비틀었고, 검찰은 다시 그를 조작의 늪으로 끌어당기려 했다.

누가 봐도 ‘주진우 청문회’였던 그날, 우리는 역설적으로 김민석이라는 사람을 더 깊이 알게 됐다.
그는 엘리트였지만 추락했고, 추락했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포기하지 않았기에 돌아올 수 있었다.
그의 인생은 실패한 정치인의 기록이 아니라, 정직함이 얼마나 버텨낼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기록이다.

그의 이름 앞에 더는 조롱이 따라붙지 않길 바란다.
그가 걸어온 길이 언젠가 누군가의 기준이 되길 바란다.
정치는 결국 사람의 싸움이고, 사람은 결국 진심으로 기억된다.

결국 주진우의 더러운 공작은 부메랑이 되어 자기 목을 조이기 시작했다. 병역 의혹을 지적당하자 자폭하듯 신상발언을 해버린 그날, 그는 스스로를 증인석에 앉혔다. 없는 죄를 만들고, 가난한 삶을 조롱하며, 진실을 왜곡하려던 자의 탐욕은 이제 정반대의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더는 정치를 사냥판으로 만들 수 없다. 국민은 속지 않는다. 이 거짓의 연출자 주진우는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올라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사필귀정이며, 정치가 더는 공작의 무대가 아니라 진심의 경쟁장이 되기 위한 최소한의 정의다.

주진우 관련 의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