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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기쁨과 아쉬움이 함께하는 순간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62010.html

 

[영상] “온몸에 소름”…한강 노벨문학상에 시민 환호

10일 저녁 한반도에 날아든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은 책을 사랑하는 시민들을 환호하게 하는 쾌거였다. 민주주의가 퇴행하는 한국 사회에서, 나아가 여성 작가가 처음으로 노벨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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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에 한국인으로서 정말 기쁘다. 한국 문학이 드디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구나 하는 생각에 자랑스러움이 가득 찬다. 한강 작가는 그동안 인간의 고통과 상처를 깊이 있게 다루면서도,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섬세하게 풀어낸 작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제는 그 성과를 세계가 알아봐 준 셈이다.

 

그런데 기쁜 마음 한편에는 아쉬움도 남는다. 왜 이제야 한국 문학이 세계의 주목을 받는 걸까? 사실 노벨 문학상을 보면, 서구권 작가들이 대부분 수상해 왔다. 예를 들어, 프랑스는 15명의 수상자를 배출했고, 미국과 영국도 각각 10명의 작가가 상을 받았다. 반면 아시아에서는 수상자가 적다. 일본은 3명, 중국은 2명이 상을 받았지만, 한국은 이제서야 처음이다. 한강 작가의 수상이 기쁜 동시에, 한국 문학이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다.

 

노벨 문학상은 분명히 문학적 성과를 인정하는 자리지만, 그동안 서구권 중심으로 수상이 이루어져 왔다. 서구 문학은 번역도 잘 되고, 출판사나 문학계에서도 더 많은 주목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서구권 작가들의 작품은 번역되거나 세계적으로 알려지기가 쉽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이미 뛰어난 작가들이 많았지만, 그들이 세계적인 무대에서 주목받기까지는 정말 긴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번 한강 작가의 수상은 비서구권, 특히 아시아 작가들에게도 문이 열리기 시작한 신호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아시아나 비서구권 작가들이 세계적으로 더 많은 주목을 받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가령 중국도 엄청난 문학적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가오싱젠과 모옌, 딱 2명밖에 없다. 이런 것을 보면 아직도 서구 중심의 시각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K팝과 K영화, 그리고 K드라마에 이어 이제 한강 작가의 노벨상수상은, 김구선생이 그토록 염원했던 문화선진국이 완성되는 것 같아 큰 기쁨이지만, 한국 문학이 이제서야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앞으로는 더 많은 한국 작가들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를 바라며, 한강 작가의 수상이 그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국 문학이 가진 힘과 아름다움이 앞으로도 더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미지출처/ https://time.com/7085708/han-kang-nobel-prize-liter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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