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사 짐 푸는 중

다방의 변화와 함께 변해 간 성매매 문화 (2)

2009-04-06

들어가기 전에

어제 올린 제 글이 베스트로 선정되고 Daum 메인에 걸리면서 정말 많은 분(26,000여명)들이 다녀가며 대박이 났습니다. 방문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맙다는 말 전하고요. 또 종종 놀러 오시면 좋겠습니다.

쌕쌕이와 티켓


1984년 전후로 전국에 일명 티켓다방이라는 것이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합니다. 1986년엔 티켓다방종업원들의 애환을 그린 임권택 감독의<티켓>이란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하였는데 티켓다방이 영화소재로까지 다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는 반증이겠죠. (제가 알기론 강원도 강릉에서 맨 처음 티켓다방이 등장했다고 하는데 확실치는 않습니다.)



그 전에도 티켓 비스므리 한 것이 있긴 있었습니다. ‘쌕쌕이‘ 라는 오렌지주스 캔 말입니다. 커피 한잔에 200원일 때,’쌕쌕이‘ 하나는 1,000원이었는데 이걸 5개 전표 끊고 배달 나가면 한두 시간 정도는 공식적으로 가게를 비울 수가 있었습니다.

주로 남자들이 술집에서 술 한 잔 할 때나 레지가 맘에 들어 밥을 사줄 때, 또는 화투칠 때 끗발이 안 오르면 이 '쌕쌕이'를 배달 시켰습니다. (실제로 행운을 가져다줘 팁을 왕창 벌어 오는 일이 왕왕 있었음. 그래서 지정도 있었음.)

물론, ‘쌕쌕이‘ 전표를 끊고 나가 거시기 하는 레지들도 있었지만 만약 그 일을 마담에게 틀 키면 엄청 혼이 났죠. 어떤 업주는 벌금도 물렸습니다. 레지는 모든 손님의 연인이고 친구이자 연예인이기에 사내들 손이타면 가게 이미지가 나빠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마담이 단속을 했습니다.

하여튼, 그런 시절이 지나고 시간당 티켓을 끊는 성매매에 다방이 슬그머니 얼굴을 드밉니다. 그 시절 전두환 독재정부는 불평불만인 국민의 눈을 돌리고자 이른바 Sports, Screen, Sex 라는 3S정책으로 퇴폐향락문화를 은근히 조장을 했죠. 또한 이 어수선한 시기에 득세한 자본가들은 1980년대의 암울한 정치상황에서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지하경제를 비대화시켰고 이런 부정한 자금들이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을 활성화시켰다고 합니다.

또 1979년 오일 쇼크 이후 경제 호황을 누리게 되어 소비지향적인 사회분위기가 조성이 되었고, 급작스런 경제성장으로 인한 물질 만능주의가 만연되었는데 이러한 소비 지향적, 물질만능주의적인 사회분위기 역시 3차 서비스업의 번성을 부추겼답니다. 그래서 그런 환경 속에 노출된 사람들의 심성이 점점 변하고 자극을 쫒아 향락에 빠져들면서 이들의 호주머니를 노린 퇴폐 성 사업이 구조화되고 고착화되어갔던 것이죠.

신이 준 선물 sex

매매춘은 인간의 역사와 거의 같이 한다고 들었습니다. “짚신도 짝이 있다” 와 같이 지구인 모두가 1대1 짝이 맞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현실은 그렇지가 않지요. 그리고 인간의 성욕구가 한 사람에게 만족하는 것이 아닌 좌충우돌 동물적 본능이 내재된, 말하자면 인간은 도를 한참 더 닦아야할 덜 성숙됨이 있기에 불안정한 성의 욕구가 언제 터질지 모를 위험한 존재들이란 거죠.

그러나 머 sex자체는 신이 준 선물이고 생명을 이어가는 아주 신성한 것이며 성 욕구 또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니 무조건 죄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또한, 비유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으나 여성들 대부분이 무서워하는 남자의 상징인 힘으로 벌어먹는 격투기직업이 있는 것만 보아도 여성의 상징인 美로 벌어먹는 직업을 남자들이 부정할 수도 없을 것이고요.

걸레스님으로 유명한 중광스님은 그가 쓴 책『 괜히 왔다 간다 』에서 sex에 대해 이렇게 말씀을 하셨네요.

‘섹스’와 ‘명예’에서 해방되지 않고는 절대 자유인이 될 수 없다.
죄는 섹스에서 시작된다.
마지막으로 지킬 것은 양심의 혼뿐이다.
그 다음이 무아(無我)이다. 무아만이 율사(律師)가 된다.
섹스를 방탕하게 하라는 말이 아니다. 방탕하면 섹스가 아니다.


법도에서 벗어나면 도가 아니다.
섹스는 인간 최상의 예술의 도이다.
이 세상에서 최상의 예술이다.
인간의 성교는 성교(聖交)이다.
욕은 인간 에너지의 원천이다.
성욕이 병들면 인간이 병든다.
성욕이 건강하면 인간이 건강하다.
성욕이 방탕하면 인간이 방탕해진다.
애욕을 너무 탐하면 일신을 망친다.
애욕을 바로 보면, 바로 법이요 진리다.
무식한 사람들은 애욕을 부도덕하다고 터부시하면서도 애욕을 탐한다.

평생 진리를 추구하고 무애를 실천한 스님의 책엔 나 같은 범부[凡夫]에게는 좀 뜨악한 부분도 있지만 궁금하시면 요약 부분을 맨 아래 링크해둘 테니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아직 자아가 덜 잡힌 청소년은 안 봤으면 하네요.^^ 

혹 제 글이 성 도덕주의에서 벗어나 성적 자유를 부르짖는듯한 뉘앙스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완전 성매매합법화를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를테면 자발적 매매춘과 노예계약에 강제된 매매춘을 우선 구별해서 대처하자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결론부분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성 매매산업 모멘텀이 된 쌕쌕이

‘쌕쌕이‘이란 묘한 어감이 모멘텀이 되었는지는 몰라도 티켓다방이 전국에 하나 둘씩 생겨나고 이 사업이 확실한 돈벌이라는 것을 다방업주들이 인식을 하게 되면서 그들은 홀과 배달커피이던 기존의 영업 비중을 조금씩 줄여나가고 대신 티켓이란 무형의 시간 즉 매춘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비정하고 탐욕스런 모습을 띄게 됩니다.

직업소개소라는 곳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술집이나 다방업소의 종업원만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곳이 있었는데 이곳이 참 웃기는 곳이었습니다. 마치 인간을 매매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켰죠.

미모와 수완으로 월급을 책정하는데 특이한 것은 빛 즉, 선불을 당겨쓴 액수가 많을수록 미모와 수완이 좋았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수완이란 손님에게 친절하다거나 근면성실하다는 것이 아닌 손님들의 티켓요구에 잘 응해 업주에게 영업이익을 많이 가져다주는 것을 말합니다.

빚이 많은 사람은 3~4백만 원이나 되었습니다. 당시 마담월급이 30~35만원, 레지 월급이 25~28만원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거의 1년 치 월급이니 무척 많은 액수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렇게 거액의 빚에 쪼들려 막판에 몰린 그녀들은 어쩔 수없이 물불 안 가리게 되었고 이것이 업주들의 탐욕과 맞아 떨어지면서 티켓다방이 번창하였고 웬만한 자본이 없으면 아가씨 한명 구할 수없는 구조로까지 덩치가 커졌습니다. 대신 예쁜 아가씨를 많이 확보한 자본 탄탄한 업주는 티켓다방이 대박사업이 되었죠. 

그렇게 순기능을 잃은 다방은 분위기가 점점 칙칙해지고 젊은 층 손님은 값이 비싸지만 커피전문점으로 발길을 돌려 매출이 줄어들자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기존의 다방들도 어쩔 수없이 티켓다방으로 차츰 바뀌어 갔습니다. 그래서 술집에서 술 먹는 고역을 치르느니 차라리 티켓다방에서 일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 여성들이 차츰 이 티켓다방으로 몰려들기 시작을 했죠.

사회는 그렇게 물질만능을 심화시켜갔고 더불어 돈맛에 취한 사람들의 인간성도 서서히 황폐화되어갔습니다.

영화 너는 내운명中

빚과 티켓팅에 강제된 매매춘
 
직업소개소를 통해 계약을 맺고 들어 온 레지는 일도 시작하기 전에 빚이 또 늘게 됩니다. 일단 업주는 그녀의 월급을 미리 당겨서 최신유명메이커의 옷과 구두를 사 입힙니다. 그래야 상품가치가 올라가니까요. 그리고 몸이 아파 하루 일을 쉬면 영업비를 어마어마하게 물립니다.
 
약 3일치 임금을 제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한 달 31일 휴일 없이 일 하다보면 아프기도 하고 또는 술병이 나 하루 이틀 일을 못하게 되는데 그러다보면 수입이 줄어 더 많은 티켓을 끊으려 몸을 혹사시키고 자신의 상품가치를 지키기 위해 화장품 및 의류구매지출이 늘고 또 몸매유지를 위해 이뇨제라든지 식욕억제제 같은 약을 마구 남용하여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한번 불어난 빚을 줄이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습니다. 레지들 나이가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한창 많은 꽃띠였으니까요.
 
어쩌다 햇빛이 눈부시게 화사한날 그 화사함의 그림자는 매번 그녀들의 마음에 걸치고 그녀들을 심란하게 하죠. 그러다 그간 참精 없는 사랑몸짓에 마음이 지친 그녀들은 사내들의 달콤한 유혹에 몸과 마음이 심심풀이과자처럼 부스러지는 상처도 매번 겪어야만 했습니다. 그러면 그 상처가 아물 때까지 일을 못하고 그 아문 상처의 따데기 두께만큼 빚이 또 두 배, 세배 늘어만 갔습니다.
 
이처럼 그녀들은 남성위주사회가 만든 갯벌에 발이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끝내 빈고동이 되어갔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나 나나 모두들(?) 한 번씩은 파도에 나뒹구는 그 고동을 무심히 집어 들고 와 집안 어느 구석엔가 처박아 두었겠죠.
 
오늘은 그 고동을 찾아내어 모두들 가만히 귀 기울려 보시죠?
아마 그땐 무심해 못 들었던 그녀의 울음소리가 들릴 것입니다.
 

영화 너는 내운명 中

걸레 스님 중광. 『 괜히 왔다 간다  』

https://malasu.tistory.com/141

다방의 변화와 함께 변해 간 성매매 문화( 1 )

2009-04-05 들어가기 전에 이글은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故 장자연씨 사건을 비롯해 청와대 행정관의 매매춘에 이어 경찰청장의 기자 성 접대 발언이 연이어 빵빵 터지는 사건에서 보듯이 이제 우

malasu.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