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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의 핵무장론은 표심 노린 위험한 도박

서론: 핵무장이라는 망령


최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일부 정치인들이 핵무장론을 다시 꺼내 들었다. 북한의 핵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자체적인 핵 억지력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은 대한민국의 현실, 국제 정세, 그리고 핵무장이 초래할 파국적 결과를 간과한 채, 오로지 표심을 얻기 위한 위험한 도박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최근 미국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 목록에 추가한 사실은 이러한 핵무장 주장이 얼마나 위험하고 무책임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국제 정세와 현실을 무시한 무책임한 주장이고 매표행위다


핵무장론은 국제 정세와 대한민국의 현실을 무시한 채, 오로지 안보 불안감을 자극하여 표심을 얻으려는 무책임한 주장이다. 최근 미국의 '민감국가' 지정은 이러한 주장의 위험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첫째,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 당사국이다. NPT 탈퇴는 국제 사회의 강력한 제재와 고립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국제법을 위반하는 행위이다. 이는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핵무장론자들은 NPT 탈퇴 이후의 국제적 파장을 고려하지 않고, 마치 핵무장이 손쉬운 선택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둘째, 한국은 미국과 한미 원자력 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이 협정은 한국이 핵연료 재처리나 우라늄 농축을 하지 않고, 원자력 기술 및 물질을 평화적 목적으로만 사용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핵무장 주장은 이 협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며, 한미 동맹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다. 나경원 의원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핵무장을 통해 동맹을 약화시킬 수 있는 모순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

셋째, 국제 사회는 핵확산에 대해 매우 엄격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 국가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채택된 대북 제재 결의는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핵무장론자들은 국제 사회의 이러한 단호한 의지를 무시하고, 한국이 예외가 될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다. 이는 국제 정세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넷째, 미국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 및 기타 지정국가 목록(SCL)'에 추가한 사실은 핵무장 주장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다. 비록 미국 에너지부가 한국 추가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 내 핵무장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미국의 우려, 트럼프 행정부의 핵확산 정책 변화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한다. 이는 미국의 한국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하며, 핵무장 주장이 오히려 한미 관계를 악화시키고, 미국의 대 한국 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경제 파탄을 초래하는 위험한 도박


핵무장 주장은 대한민국의 경제 현실을 외면한 채, 오로지 표심을 얻기 위한 위험한 도박이다.

첫째, 한국은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이다. 핵무장을 강행할 경우, 국제 사회는 한국에 대해 강력한 경제 제재, 특히 원유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한국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넘어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수준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핵무장론자들은 이러한 경제적 파국을 감수하고서라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무책임한 주장을 하고 있다.

둘째, 한국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다. 핵무장으로 인한 국제 사회의 제재는 한국산 제품 수입 금지, 투자 제한, 금융 제재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이는 수출 급감, 투자 위축, 금융 시장 혼란을 야기하여 한국 경제를 심각한 침체에 빠뜨릴 것이다. 핵무장론자들은 이러한 경제적 현실을 외면하고, 오로지 안보 논리만을 앞세우고 있다.

셋째, 핵무기 개발과 유지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이는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다. 핵무장론자들은 이러한 경제적 부담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는 무책임한 포퓰리즘에 불과하다.

안보 불안을 심화시키는 자충수


핵무장 주장은 안보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심화시키는 자충수이다.

첫째, 핵무장은 북한의 핵개발을 더욱 자극하고, 핵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 이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높이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핵무장론자들은 핵무장이 억지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오히려 핵전쟁의 위험을 높이는 도박이다.

둘째, 핵무장은 한미 동맹을 약화시키고, 국제적 고립을 심화시킬 수 있다. 미국의 확장 억제 제공 약속을 무력화시키고, 미국의 신뢰를 잃게 되면 한국의 안보는 더욱 취약해질 것이다. 핵무장론자들은 자주국방을 강조하지만, 이는 오히려 고립된 안보를 초래할 수 있다. 미국의 '민감국가' 지정은 이미 한미 관계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일 수 있다.

셋째, 핵무장은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북한은 핵무장을 자신들의 생존 전략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한국의 핵무장은 북한의 핵 포기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핵무장론자들은 핵무장을 통해 북한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오히려 대화의 문을 닫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정치적 매표 행위라는 비판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핵무장 주장은 결국 표심을 노린 정치적 계산, 즉 매표 행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첫째, 핵무장 주장은 주로 보수층, 특히 극우 세력의 지지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안보 불안감을 자극하고, 강경한 이미지를 부각하여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는 국가 안보를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는 무책임한 행태이다.

둘째, 핵무장 주장은 현실적인 대안 제시보다는, 정치적 선명성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핵무장 이후의 국제적 파장, 경제적 타격, 안보 불안 심화 등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없이, 오로지 핵무장이라는 구호만을 외치는 것은 무책임한 포퓰리즘에 불과하다.

셋째, 핵무장 문제는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국민적 합의 없이 일부 정치인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는 민주주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행태이다.

결론: 핵무장론은 위험한 도박, 국익을 위한 현명한 선택과 젤렌스키의 교훈

핵무장 문제는 단순한 찬반 논리를 넘어, 국가 안보, 국제 관계, 경제, 사회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사안이다. 감정적인 접근이나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객관적이고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핵무장이라는 허황된 망상이 아니라, 냉철한 현실 인식과 국제 협력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안보 강화 방안이다.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국제 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의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반면교사가 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강경한 민족주의적 수사와 정책으로 러시아를 자극했고, 이는 결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외교적 실패와 지나친 민족주의적 접근이 사태를 악화시킨 측면도 부정할 수 없다.

핵무장론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단기적인 표심을 얻기 위해 장기적인 국익을 희생시키는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정치인들은 표심을 노린 무책임한 주장을 멈추고, 국가의 미래를 위한 진지한 고민과 토론에 나서야 한다. 국민들 역시 감정적인 선동에 휘둘리지 않고, 냉철한 판단력으로 핵무장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핵무장론은 위험한 도박이다. 국익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때이며, 우크라이나의 비극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 한국 ‘민감국가’ 지정 공식 확인…후폭풍 밀려온다

미국이 원자력과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협력이 제한될 수 있는 ‘민감국가’ 명단에 동맹국인 한국을 추가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정치·외교, 기술 협력 등에서 상당한 후폭풍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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