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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황제입원, 국민은 병상 대기 중이다


김건희가 특검 수사가 임박하자 갑작스레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당일 외래 진료를 받고, 그날 바로 입원했다고 한다. 김건희 측은 평소 앓던 지병이 악화되어 입원한 것이라며 위중한 상황은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말이다. 정말로 위중하지 않다면, 왜 이토록 급박하게 당일 입원을 해야 했을까? 그리고 과연 일반 국민도 이런 입원이 가능할까?

서울아산병원은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종합병원이다. 진료를 보려면 ‘진료의뢰서’가 있어야 하고, 그마저도 몇 주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입원은 더 어렵다. 병실 배정, 진료 과별 대기, 교수진 판단, 병원 내 절차까지 수많은 단계가 있다. 일반인은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하려면 기본적으로 ‘기다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 수개월씩 병상을 기다리다 다른 병원으로 전전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김건희는 달랐다. 외래 진료 하루 만에 입원. 그것도 서울아산병원 VIP 병동. 여기는 일반 환자와는 전혀 다른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하루 수백만 원짜리 병실, 전담 의사와 간호사, 호텔급 시설과 식사, 그리고 별도 통로와 승강기까지. 이쯤 되면 병원이 아니라 성(城)이다.

김건희가  즐기는 나이트 뷰


문제는 그 과정이 절차를 뛰어넘었다는 데 있다. 평범한 국민은 진료 대기만 몇 주다. 입원은 그 이후 얘기다. 그런데 전직 대통령의 부인은, 그것도 아무 위중함이 없다는 본인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 최고의 병원 VIP 병동에 ‘바로’ 들어갔다. 이것이야말로 특권이고, 불공정이고, 국민 모독이다.

대통령 재임 시절 '의대정원 확대'를 밀어붙이며 의료계와 정면충돌했던 윤석열. 결국 수많은 의사들이 거리로 나가며 의료대란을 자초했다. 그 대란의 후유증은 지금도 이어진다. 수술을 기다리다 병을 키우는 환자, 병상 부족으로 전전하는 중증 응급환자들. 그런데 그 대란의 원흉이라 불리는 김건희는, 대형병원 특실을 ‘예약도 없이 당일 입원’했다.

“우리 애는 1년을 기다려도 진료 한번 못 받는다”
“나는 아산병원 진료 대기만 반년이다”
“김건희는 도대체 뭔데 아무런 증상도 없이 VIP병실을 순식간에 차지하냐”

시민들이 남긴 이 댓글들엔 분노와 상실감이 가득하다. VIP 병실이라 해도, 중증환자가 줄을 서는 아산병원 시스템에서 하루 만에 입원한다는 건 의심을 피할 수 없다. 그 특실을 ‘김건희’가 차지한 순간, 누군가의 생명이 밀려났다는 뜻이다.

입원이 정말 필요했다면, 동네 병원이나 중소 종합병원도 있다. 수술이 필요한 상태도 아니고, 집중치료가 요구되는 위급한 상황도 아니라면서, 왜 하필 아산병원 VIP 병동인가? 왜 하필 수사가 본격화되려는 바로 그 시점인가?

지금 이 장면을 보라. 대통령 부인은 검찰 수사를 피하듯 병원에 숨고, 병원은 이를 기꺼이 받아들인다. 국민은 입원 대기를 하며 고통받는데, 권력자는 기다림 없는 황제의료를 누린다. 윤석열 정권이 끝까지 비호하려 했던 김건희, 그가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 위에 올라앉아 있다.

여기에 더해, 김건희 입원으로 또 한 명의 의료 인력이 묶였다. 의사와 간호사, 의료 자원이 부족하다고 하더니, 그 귀중한 인력들이 김건희 하나를 위해 투입된 것이다. 지금 병원 현장은 의료대란으로 아우성이다. 중증 응급환자들이 병상 하나 못 찾아 헤매는 와중에, 대한민국을 병들게 한 당사자가 그 병원의 최고급 병실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은 실로 기가 막힌다.

국민을 병원 밖으로 내쫓고, 권력자를 병원 안으로 밀어 넣는 이 정권. 황제입원은 단지 부도덕한 특혜의 문제가 아니다.
이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황제입원은 곧 권력의 민낯이다.
국민은 입원 대기하다 죽고, 권력자는 입원으로 법망을 피한다.
그렇게 김건희는 또다시 우리들의 의사를 빼앗갔다